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간접투자자산 37% MMF에 몰려

채권에서 빠져나온 돈 MMF서 시장 관망 <br>기업도 내수회복 늦어지자 자금 단기로 굴려 <br>투자할 곳 없는데 정부까지 돈풀어 '심화'<br>자금시장 왜곡·부동산 거품 부추길 우려


시중자금의 단기 부동화가 다시 심화되면서 자금시장을 왜곡시키고 회복세를 보이는 경기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시중자금은 올 초 채권가격이 급락하자 채권형 펀드에서 빠져나가 MMF와 주식시장으로 움직이다가 최근 주식이 약세로 돌아서자 MMF로만 급격히 쏠리고 있다. 대기업들은 지난해 실적호조와 경기회복을 예상한 투자자금 확보로 충분한 유동성을 확보했지만 내수회복이 예상보다 늦어지자 투자시기를 잡지 못한 채 단기시장에서 자금을 굴리고 있다. 반면 중소기업들은 장기 투자자금을 마련하지 못해 여전히 극심한 자금난에 시달리는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만성화되고 있다. ◇100원 중 37원은 MMF 투자=MMF로 자금이 몰리면서 간접투자시장에서 MMF가 차지하는 비중이 사상 최고치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채권형 펀드와 고객예탁금에서 줄어든 자금이 모두 MMF로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MMF는 지난 23일 현재 73조원으로 총간접투자자금 197조원의 37%에 달한다. 간접투자자금 100원 중 37원은 MMF에 묶여 있는 셈. MMF 비중은 올 초 32%에서 3개월 만에 5%포인트나 높아진 것이며 2년 전에 비해서는 10%포인트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정관옥 대한투자신탁운용 MMF팀장은 “기업과 개인자금이 투자처를 찾지 못하는 상황에서 정부가 계속 자금을 풀어 시중자금의 부동화가 심해지고 있다”며 “MMF로 몰려든 자금은 언제든지 빠져나갈 수 있기 때문에 채권의 만기를 짧게 가져가는 임시방편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개인ㆍ기업, 투자처가 없다=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은 높아지고 있지만 개인과 기업들이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해 시중자금의 단기 부동화 추세가 장기화되는 양상이다. 한 중견기업 재무담당자는 “올해 경기가 좋아질 것이라는 전망에 회사채 등을 발행해 자금을 마련했다”며 “그러나 경기회복에 대한 확신이 서지 않아 투자를 미룬 채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개인들도 마땅한 투자처를 찾기 힘들기는 마찬가지다. 한 개인투자자는 “주식시장이 좋을 것이라고는 하지만 믿음이 가지 않아 투자하지 않았는데 최근 장을 보니 안 들어가기를 잘한 것 같다”며 “MMF에 돈을 넣어두고 매달 일정액을 주식형 펀드에 투자하는 적립식 투자를 일단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이달 들어 부동산펀드와 파생상품펀드에 각각 1,240억원, 6,610억원의 자금이 몰리는 등 이른바 ‘돈 되는 상품’으로 돈이 몰리고 있다. 안재현 한국투자신탁운용 MMF팀장은 “유동자금은 많아지고 투자처가 없어 시중자금의 부동화는 당분간 심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자금시장 왜곡, 경기회복에 영향 우려=전문가들은 이 같은 시중자금의 단기 부동화가 자금흐름을 왜곡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한다. 김병연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시중자금이 산업자금으로 활용되기 위해서는 장기투자가 많아야 한다”며 “자금의 단기 부동화가 장기화되면 금융시장과 산업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즉 시중자금의 단기 부동화 현상이 금융불안과 중소기업 등의 자금난을 부추기고 자칫 부동산 버블 등으로 옮아갈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자금흐름의 선순환을 이끌어낼 수 있는 대책을 고민해야 할 때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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