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내가 본 수상자들] 대니엘 카너먼ㆍ버넌 교수

내가 본 대니엘 카너먼 교수■도경수 성균관대 교수 대니엘 카너먼은 심리학자로서 경제학에 커다란 영향을 준 교수로 유명하다. 사람들이 의사결정을 하는 데 있어서 경제학에서 주장하는 것처럼 `합리적`인 요인만을 가지고 결정을 내리는 것이 아니라 `심리적`인 요인에 의해서도 많이 영향을 받는다는 것을 증명해냈다. 카너먼은 약 30년 동안 아모스 트버스키(Amos Tversky)교수와 공동 작업으로 심리학에서 가장 많이 인용되는 논문을 발표했다. 1960년대부터 공동 연구를 시작한 카너만은 1973년에 경제사에 남을 `휴리스틱`이론을 발표했다. 휴리스틱 이론은 사람들이 의사결정을 하는 데 있어서 복잡한 계산과정을 모두 따르지 않고 스스로 생각하기에 가장 그럴싸한 방법을 쉽게 찾아서 결정을 내린다는 것이다. 아모스 트버스키와 같이 점심식사를 하면서 우연히 이야기를 하다가 의기투합, 펼쳐낸 이 같은 이론을 만들어냈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카너먼은 지난 79년 트버스키와 공동발표한 `전망 이론(Prospective Theory)`은 경제학 저널에 발표되자마자 경제학에 커다란 반향을 일으켰다. 90년대에는 미국경제학계에 경제심리학(psychology of economics)이라는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는 논문을 잇따라 내놓았다. 카너먼은 캐나다 밴쿠버 UBC와 버클리대를 거쳐서 90년대에 프린스턴으로 이동했다. 이유는 프린스턴이 경제의 중심지인 뉴욕에서 가까워서 경제분야에도 적극적으로 활동하고 싶었다는 후문이다. 카너먼의 부인인 앤 트리스만도 같은 심리학자로서 프린스턴대에 석좌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1960년대초에 처음 미시간대에 대학원생으로 미국에 도착할 당시 친구들은 그를 비웃었다고 전해진다. 영어를 너무 못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는 난관을 뚫었다. 그리고 최고 경제학자의 반열에 올랐다. 내가 본 버넌 교수 ■ 신민영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 버넌 교수에게는 짧지만 강한 인상을 갖고 있다. 그가 퍼듀(Purdue) 대학의 방문 교수를 지낼 당시 여러 차례 강의를 들은 적이 있다. 그는 `언젠가는 노벨 경제학상을 받을 사람`으로 꼽혔던 사람이다. 대학신문에서도 버넌 교수가 꼭 노벨상을 타내 퍼듀의 이름을 빛낼 것이라는 기사를 내보내곤 했다. 버넌 교수의 `풍동이론`이 그리 많이 알려진 이론은 아니지만 아무도 생각하지 못했던 새로운 방식의 경제학 이론을 성립시킨 점이 특히 높이 평가 받고 있었기 때문이다. 전공이 다양한 미국에서도 다른 전공의 경제학 교수자리가 10명 정도 난다면 풍동이론은 기껏해야 2명 가량 수요가 있을 정도로 드문 학문이다. 하버드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젊었을 때 퍼듀대학에서 강의를 시작한 이후 아리조나 대학에서 오래 있었다. 그러다 2년 전에 다시 퍼듀 대학으로 컴백을 하려고도 했었지만 여러가지 문제로 좌절됐었다. 높은 명성을 갖고 있던 버넌 교수는 제자 등 5명 정도를 한 데 묶어 일하기를 원했다. 결국 좌절됐지만 그는 그만큼 제자를 챙기고 인정이 많은 사람이다. 때문에 어려운 강의에도 학생들의 인기를 끌었던 교수다. 당시 퍼듀대학 내에서 버논 교수의 보스기질이 그의 컴백을 막았다는 소문도 있었다. 보스 기질과 자신의 이론에 대해 확고한 신념을 갖고 있던 그는 다른 교수들과 충돌도 많았지만 그의 학문적 업적에 대해서는 누구도 이의를 달지 않았다. 지금까지 경제학 이론이란 것이 인간의 합리성을 전제로 한 것이라면, 버넌 교수의 이론은 이러한 전제를 무시한 채 어떤 상황을 설정한 후 인간들의 행위를 관찰하고 이를 토대로 이론을 정립하고자 한다. 한 개의 사과가 있을 때 가격결정과정에서 실제로 사람들이 어떤 것들을 고려하는 지 등을 살펴보고 이를 토대로 현상을 분석할 수 있는 툴을 만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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