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런왕 경쟁은 여름나기에 달려있다.`
이승엽(27ㆍ삼성)의 일방적인 독주로 진행될 것같던 홈런왕 레이스가 이달 들어서면서 3강구도로 재편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승엽의 위세에 눌려 좀처럼 격차를 좁히지 못했던 심정수(28ㆍ현대)와 마해영(33ㆍ삼성)이 7월 들어 연일 대포를 쏘아올리며 다시 추격의 고삐를 바짝 죄고 있는 것. 반면 홈런왕 굳히기에 들어가던 이승엽은 시즌 36호를 쏘아올린 뒤 3경기 째 방망이가 침묵하며 주춤하고 있다.
▲`헤라클레스` 심정수
홈런 29개로 이승엽에 7개로 뒤져있는 심정수는 오히려 느긋하게 홈런레이스를 즐기고(?) 있다. 여름철만 되면 부쩍 힘이 샘솟기 때문. 실제로 심정수는 지난 시즌 46개의 홈런 가운데 절반이 넘는 26개를 7월 이후에 날려 여름에 유난히 강한 모습을 보여줬다.
`7월의 사나이`로 불리는 심정수는 지난해 7월과 9월에만 각각 10개의 홈런을 쏘아올렸다. 이승엽이 7월 한달 동안 4개에 머무른 것과 대조를 이뤘다.
지난시즌 중반까지만 해도 이승엽의 적수는 없었다. 하지만 중반이후에 몰아치기에 나선 심정수의 뚝심에 밀려 시즌 막판까지 진땀승부를 벌이다가 마지막 경기에서 시즌 47호 홈런을 추가 가까스로 홈런왕에 올랐다.
심정수는 올 7월에도 상쾌한 출발을 알렸다. 5경기에서 벌써 홈런 2개를 추가했고, 타율 3할3푼3리를 기록하고 있다. 심정수는 “원래 여름을 좋아하는 체질이다. 재미있는 승부가 될 것”이라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마포`(馬砲) 마해영
마해영의 욱일승천 기세는 더욱 예사롭지 않다. 6월 월간타율 1할1푼3리로 추락하는 등 홈런왕 경쟁에서 일찌감치 탈락하는 듯했으나 이달 들어 4경기에서 5개의 홈런을 몰아치는 폭발적인 뒷심을 발휘하고 있다.
지난해 7월 이후 뽑아낸 홈런이 7개였는데 이달 들어서만 5개를 수확하고 있다. 6월에 3개에 그친 홈런포가 여름 시작과 함께 기지개를 켜고 있는 셈. 아직 이승엽에게 13개나 뒤져있지만 2,3일 두산전에선 3연타석 홈런포를 가동하는등 예전의 타격감을 완전히 회복했다.
마해영은 특히 이달 4경기에서 무려 16타수 12안타(5홈런)로 타율 7할5푼의 맹타를 휘두르는 절정의 타격감을 자랑하고 있어 이승엽도 마냥 안심할 수 없는 처지다..
마해영은 “조급증을 버리고 난 뒤 원래의 타격 폼을 찾았다”며 “홈런왕 경쟁은 이제부터 시작이다”고 각오를 다졌다.
<최형철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