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제일은행 매각을 통해 1조1천800억원 가량의 차익을 거둔 미국계 펀드 뉴브리지캐피탈은 20일 "국세청 세무조사는 국내외 자본에 공정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뉴브리지캐피탈은 이날 서울 조선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조사의 공정성 여부에 따라 외국계 자본의 한국투자가 위축될 수 도 있다"고 말했다.
리처드 블럼 뉴브리지 공동회장은 "국세청은 자체 판단에 따라 세무조사를 할권리가 있다"면서도 "한국 세법에 대한 해외 투자자들의 이해도와 조사과정에서 국세청의 법규준수 여부에 따라 해외 자본의 한국투자에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밝혔다.
데이비드 본더만 공동회장도 "한국사회에서 뉴브리지의 제일은행 매각차익과 국세청의 세무조사 등에 대해 다양한 시각이 존재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면서 "뉴브리지에 한국은 여전히 매력적인 투자처"라고 말했다.
한편 뉴브리지 한국법인의 박병무 사장은 "현재 국세청의 세무조사를 받고 있지않다"며 "국세청의 자료제출 요구는 종종 있는 일"이라고 밝혔다.
제일은행 매각차익의 조세회피 여부에 대해 블럼 회장은 "세상 어느 누구도 납세의무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면서도 "미국 펀드인 뉴브리지가 한국에서 사업을 벌인 만큼 이중납세는 방지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본더만 회장도 "이 문제는 세금 납부 여부가 아니라 관련 법규 준수 여부에 따라 시비를 가려야 하는 것"이라며 "한국과 미국은 과세협약(Tax treaty)을 맺고 있고 미국과 말레이시아도 이 협약을 맺고 있기 때문에 문제 될 것은 없다"고 말했다.
향후 한국 투자계획에 대해 뉴브리지는 "당분간 하나로텔레콤에 대한 투자에 역량을 모을 것"이라고 밝힌 뒤 "새로운 투자처를 모색하는 일도 한국 내 사업에서 큰비중을 차지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고준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