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연대의 장기파업에 이어 국가 운송의 기간망인 철도까지 파업에 돌입함에 따라철도 운송 의존률이 높은 시멘트산업의 경우 3~4일 안에 `시멘트대란`이 일어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업계는 화물트럭 등 대체운송수단을 마련중이지만 파업이 장기화할 경우 산업피해는 걷잡을 수 없이 늘어날 전망이다.
이와 함께 무역업계는 지난 화물연대 파업이후 한국을 `물류후진국`으로 간주, 발길을 돌리고 있는 바이어들의 이탈이 가속화하지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시멘트ㆍ석탄ㆍ유류산업 직격탄 = 철도파업이 장기화할 경우 철도 의존율이 높은 시멘트와 석탄, 유류산업이 직격탄을 맞을 전망이다.
29일 건설교통부에 따르면 화물철도 운행률은 정상일의 10%대에 머물고 있다. 이에 따라 가장 우려되는 부문은 철도 의존율이 높은 시멘트ㆍ정유산업이다.
철도화물운송의 40%를 차지하는 시멘트의 경우 메인공장에서 지방 분공장으로의 운송이 막혀 비상이 걸렸다. 특히 시멘트를 포장하거나 벌크로 수송하는 중간기지인 분공장의 경우 4~5일 정도의 재고밖에 남지않아 이마저 바닥날 경우 건설현장에 대한 시멘트 공급이 큰 차질을 빚을 전망이다.
대형 시멘트업체인 S사의 경우 하루 2만톤의 시멘트를 철도를 통해 메인공장에서 분공장으로 수송하고 있으나 이틀째 수송이 막혔다. D사는 해운 수송비중이 85%에 달하지만 분공장에서 레미콘업체로의 수송은 대부분 철도에 의존, 건설현장에 시멘트 공급이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했다.
업계 관계자는 “시멘트산업이 철도에 의존하는 비중이 높아 3~4일 후면 시멘트 대란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정유업계는 중유와 관련 지역에 대한 제품 수송이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충청북도와 강원도 등 내륙지방에 대한 제품 운송에 초비상이 걸려 있다.
◇ 또 `물류후진국` 오명쓰나 = 무역업계는 철도를 이용하는 수출입화물 운송 차질로 화물연대파업에 이어 다시 한번 `물류후진국`이라는 오명을 뒤집어쓸까 우려하고 있다.
부산ㆍ광주ㆍ광양의 화물열차 운행이 20%대에 그치는 데다 의왕내륙컨테이너기지의 화물열차도 정상운행이 이뤄지지 못하는 까닭이다.
수출업체 한 관계자는 “화물연대 파업이후 해외 바이어들이 한국업체라면 아예 거래를 하지 않으려는 일까지 발생하고 있다”며 “이번 철도파업이 길어질 경우 우리나라는 국제적으로 `물류 후진국`으로 낙인이 찍히고 말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수출업계는 수출물량의 적기 수송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수출업계는 우선 수출물량을 먼저 실을 수 있도록 정부에 협조를 구하는 한편, 화물트럭 등 대체 수송수단을 찾기 위해 부심하고 있다.
그러나 이 역시 `미봉책`이라는 지적이다. 한국무역협회 관계자는 “파업 초반에는 육로수송으로 대체해 큰 피해는 없겠지만 화물트럭이나 컨테이너 등으로 대체하는 데에도 한계가 있어 시간이 지날수록 피해는 눈덩이처럼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문성진,조영주기자 yjcho@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