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4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리면서 추가 인상 가능성을 열어놓았다. 대신 연내 연쇄적으로 올라갈 확률은 사실상 배제해 내년 1ㆍ4분기 인상 가능성이 높다. 채권시장에서는 기준금리 인상 소식에도 불구하고 당장의 추가 인상 부담을 덜었다는 관측으로 급락장세를 연출했다. 정책금리의 물줄기가 시장으로 연결되는 경로가 좀처럼 복원되지 않고 있는 셈이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16일 정례회의를 열어 금통위원 6명의 만장일치로 기준금리를 연 2.25%에서 2.50%로 추가 인상했다. 다만 중소기업 대출을 위해 쓰이는 총액한도대출 금리는 연 1.25%를 유지했다.
김중수 한은 총재는 기자간담회에서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 결과 환율 여건의 불확실성이 크게 완화된 것으로 판단한다. (대신) 물가는 목표중심선을 상회하는 3%대를 지속할 것"이라고 인상배경을 설명했다.
김 총재의 발언은 통화정책의 방향추를 그동안의 환율방어와 성장에서 물가안정으로 완전히 전환했음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김 총재는 "기준금리 인상에도 현 금리수준은 여전히 완화적"이라고 밝혀 추가 인상이 이뤄질 것임을 분명히 했다. 금통위도 이날 통화정책방향 결정문에서 지난해 4월부터 쓴 '금융완화 기조'라는 문구를 20개월 만에 삭제했다.
다만 김 총재는 "문구삭제가 계속 금리인상을 시사한다고 해설할 필요는 없다. 예단하지 말라"면서 "모든 것을 급하게 움직일 수는 없다"고 강조, 연내 연쇄인상 가능성을 배제했다. 시장에서는 내년 상반기 0.5%포인트 안팎의 추가 인상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채권시장에서는 정책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김 총재가 연내 인상 가능성을 배제함에 따라 추가 인상까지 적어도 2개월가량 여유가 남아 있다는 판단 아래 급락장세를 보였다. 국고채 3년물은 전날보다 0.15%포인트 급락한 3.32%로 마감했고 5년물도 전날보다 0.12%포인트 떨어진 4.03%까지 내려앉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