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유럽 출장 길에 오른 박인수(34)씨는 ‘인터넷 전화(VoIP)’의 위력을 실감했다. 이제 막 걸음마를 시작한 딸 아이와 아내의 안부를 챙기려면 수시로 전화를 걸어야 하는데 적잖은 통화요금 부담에 신경이 쓰였다. 하지만 인터넷 전화는 박씨의 걱정을 말끔히 해결해주었다. 박씨는 로밍용 핸드폰을 따로 가져갔지만 주로 받는 용도로만 사용하고 전화를 걸 때는 인터넷 전화를 사용했다. 인터넷전화는 인터넷에 연결된 PC만 있으면 전세계 어디에서나 국내 통화요금 수준으로 전화를 걸 수 있다. 지난해 여름 해외 출장 때는 거의 매일 집에 안부전화를 하느라 수 십만원이 넘는 통화료를 물어야 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인터넷 전화를 이용한 덕분에 제법 길게 통화했어도 큰 비용이 들지 않아 귀국길이 한결 가벼웠다. 지난해 9월부터 인터넷 전화 서비스가 시작된 후 주로 해외 여행객이나 유학생 등을 중심으로 인터넷 전화 수요가 늘고 있다. 로밍폰의 경우 매일 임대료를 지불해야 하는데다 통화료의 부담도 만만치 않은 데 반해 인터넷 전화는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자유롭게 통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NHN에서 서비스하고 있는 네이버폰의 경우 세계 어디에서든 국내로 통화를 할 때 요금이 10초에 15.4원 수준으로 5분간 통화해도 500원도 채 들지 않는다. 반면 SKT의 자동로밍 서비스는 분당 1,000원에서 많게는 2,000원 이상의 요금이 부과된다. 해외에서 국내로 30분 정도 통화할 경우 인터넷전화를 사용하면 3,000원의 통화료에 인터넷 사용 요금 정도를 지불하면 충분하다. 반면 로밍폰의 경우 3만원에서 많게는 6만원까지 든다. 특히 인터넷 전화는 비행기에서 급한 전화를 필요로 할 때 위력을 발휘한다. 퍼스트 클래스나 비즈니스석에서 사용할 수 있는 기내전화는 위성통신을 이용하기 때문에 1분만 통화해도 7달러나 든다. 반면 기내인터넷이 가능한 비행기에서 인터넷 전화를 이용하면 기네 인터넷 1시간 사용요금 10달러에 1분당 10센트 가량의 통화요금만 부담하면 된다. 유학생들도 집이나 친구들에게 전화할 때 인터넷 전화를 많이 사용한다. 이전에 자주 사용하던 선불카드 방식은 통화료는 저렴한 데 비해 사용방법이 복잡했지만 인터넷 전화는 국내에서 통화할 때와 같이 간단한 번호입력만으로도 전화를 걸 수 있을 뿐 아니라 가격도 선불카드와 비슷한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