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채널사용사업자(PP)들이 2004년 이후 자체제작을 빠르게 늘렸지만 경기침체 등의 영향으로 지난해부터 급성장세가 꺾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방송영상산업진흥원(KBI) 권호영 책임연구원이 20개 PP를 대상으로 조사한 'PP의 경영전략-자체제작을 중심으로' 보고서에 따르면 이들의 자체제작 건수는 2004년 15건에서 2007년 148건으로 급증했지만 지난해에는 150건으로 정체상태를 보였다.
자체제작 프로그램의 평균 시청률은 0.386%로 외부에서 구매한 프로그램과 비슷했다. 온미디어, CJ미디어, MBC드라마넷, 중앙방송, 리얼TV는 자체제작에 열심이었지만 SBSㆍ폭스 계열 PP와 대부분의 단독PP는 자체제작을 거의 하지 않았다.
권 책임연구원은 "2004년 이후 PP의 자체제작이 크게 늘었지만 시청률ㆍ재정적 측면에서는 그다지 성공적이지 않았다. PP 자체제작물이 성공할 가능성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그는 PP 자체제작 프로그램이 지상파TV와 대등한 제작비를 들였어도 높은 시청률을 기대할 수 없는 이유로 채널의 인지도가 낮고 채널번호가 지역별로 일정하지 않은데다 들쭉날쭉한 편성시간으로 인해 시청자들이 PP 프로그램을 습관적으로 시청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권 책임연구원은 PP 자체제작 활성화 방안으로 정책ㆍ재정지원과 업계의 자구노력 등 3가지를 제시했다. 정책지원 방안으로는 PP가 받는 수신료 수입 규모를 확대하고 광고총량제와 간접광고(PPL) 도입, 채널번호의 블록화를 제시했다. 재정지원 방안으로는 제작지원금 확대, 건당 지원액 상한 증액(1억→10억원), 성공 가능성ㆍ창의성 중심 지원, 공동제작지원센터 건립 등을 꼽았다.
PP가 스스로 노력해야 할 부분으로는 지상파TV에서 시도하지 않은 새로운 소재ㆍ스토리ㆍ포맷을 개발하고 다른 매체나 외국사업자ㆍ금융자본과의 제휴를 통한 프로그램 제작비용 조달과 위험분산, 습관적 시청을 유도할 수 있는 PP 프로그램에 대한 접근성 제고 노력 등을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