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은행권 IB 전문인력 관리 비상

연공서열 급여… 실적급 증권사등 보다 불리<br>자통법 시행앞두고 대거 이탈우려 커 전전긍긍<br>인센티브제 확대·금융공학 전문가 영입등 추진


은행권의 투자은행(IB) 전문인력 확보에 비상등이 켜졌다. 28일 금융계에 따르면 내년부터 자본시장통합법(자통법)이 시행되는 것을 앞두고 IB 전문인력에 대한 수요는 크게 늘어나는 반면 은행권의 경우 연공서열식 급여체계 때문에 고액 연봉이 필수적인 IB 전문인력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잇단 증권회사 설립, 은행의 파생상품 취급범위 확대 등으로 고급 IB 인력에 대한 수요는 나날이 증가하는 추세다. 증권사들은 철저하게 실적을 바탕으로 연봉을 결정하는 반면 은행권은 연공서열식 급여체계를 고수하고 있다. 따라서 은행들로서는 고액 연봉이 필수적인 IB 인재를 영입하기 어려운 형편이다. 추가로 전문인력을 영입하기는커녕 기존 IB 인력이 높은 연봉을 받을 수 있는 증권사 등으로 옮겨가지나 않을까 전전긍긍하는 상황이다. ◇은행권, 연말이 두렵다=은행권은 현재의 급여 수준을 고수하는 한 올해 말께 자체 IB 인력이 대거 증권사 등 다른 금융업종으로 옮겨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내년부터 자통법이 시행되면서 증권사나 자산운용사의 IB 인력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올해 신설되는 증권사는 IBK증권 등 8개에 달한다. 이들 중 상당수는 IB 사업을 적극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경우 우수한 IB 인재를 영입하기 위한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신한은행의 한 관계자는 “은행권이 현재의 급여체계를 근본적으로 바꾸지 못하면 IB 조직이 심각하게 흔들릴 것”이라며 “내년이 되면 IB 시스템을 혁신한 은행과 그렇지 못한 은행 간에 희비가 엇갈리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금융파생상품의 리스크를 정밀하게 분석하고 예견할 수 있는 금융공학 전문가 수요는 나날이 늘고 있다. 하지만 금융공학 전문가를 포함한 IB 전문인력이 크게 부족한 탓에 이들의 몸값은 수억원대에 이른다. 최근 한 시중은행은 금융공학 전문가를 영입하려고 했지만 요구하는 연봉이 너무 높아 포기했다. 이 전문가는 최근 연봉 2억5,000만원의 조건으로 증권사로 옮겼다. ◇인센티브제 확대 등 변화 시도=신한은행은 IB 인력 관리를 위해 현재 차ㆍ과장급에 적용되는 인센티브제를 부장급 행원으로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성과에 관계없이 비슷하게 가져가는 현재의 방식을 고집하다가는 추가 인재 영입은커녕 기존 이력도 이탈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신한은행은 성과만큼 보수를 주는 급여체계를 만들기 위해 IB 인력에 매일 자신의 업무를 기록하는 ‘딜 다이어리(Deal Diary)’를 작성하도록 의무화할 계획이다. 또한 IB 업무의 전산화를 통해 종합적이고 체계적으로 성과를 평가한 후 그 결과를 바탕으로 보수를 차등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또 은행권의 파생상품 취급범위 확대에 맞춰 금융공학 전문가도 영입할 계획이다. 우리은행도 파생상품의 위험 등을 평가할 수 있는 IB 컨트롤러를 포함해 3명의 IB 전문가 영입 작업을 추진 중이다. 우리은행은 올해 안에 7명의 외부 전문가를 영입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현재의 인센티브 체계도 대폭 확대할 계획이다. 현재 IB 인력은 자신의 연봉에서 25~32%를 뗀 다음 성과가 좋으면 연말에 이 같은 공제금액의 300%까지를 성과급으로 받고 있지만 이를 500% 이상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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