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리빙 앤 조이] 눈 쌓인 일본을 스키로 달려볼까~


가루처럼 고운 눈이 수북이 쌓인 앗피 스키장 정상부근 슬로프. 압설차로 다지지 않은 자연설 위를 활주하려면 상당한 스키 실력이 필요하다.

앗피온천


『 “스키와 스노보드, 그리고 골프는 이미 한ㆍ일간의 국경을 초월한 생활 스포츠입니다.” 일본 이와테 현 소재 시즈쿠이시 스키장의 이마이즈미 총지배인의 말은 언뜻 들으면 친선 차원의 외교적 수사(修辭)로 들리지만 실은 참으로 의미심장한 뜻을 지닌 말이다. 일본의 골프장에 이어 스키장까지도 한국 손님을 유치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는 간접적인 설명이기 때문이다. 일본에는 700개가 넘는 스키장이 있다. 일본이 한참 세월 좋던 시기인 거품 경제 때까지 스키장은 계속 늘었지만 스키 인구는 1,200만 명을 정점으로 차츰 줄어들기 시작해 현재는 1,000만 명 선으로 줄었다고 알려져 있다. 일본 스키장은 어디든 리프트 탑승을 위해 장시간 줄을 설 필요가 없다. 한마디로 수요에 비해 공급히 충분한 편이다. 이런 일본 스키장 업계가 주말이면 리프트를 타기위해 장사진을 치고 기다리는 우리나라 스키어들에게 눈을 돌리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스키타기 좋은 눈이 많이 내리고 원뿔형의 높은 산이 많은 일본은 스키 환경이 상당히 좋은 편이다. 겨울이면 눈천지로 변하는 곳, 영화 ‘러브레터’의 배경이었던 홋카이도와 함께 노벨 문학상을 받은 일본 작가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소설 ‘설국’의 무대인 니가타는 스키로도 유명하다. 나가노에서는 98년 동계 올림픽이 열리기도 했다. 일본 동북 지역에 위치한 이와테 현은 눈이라면 앞서 언급한 곳에 비해 절대 뒤지지 않는 곳이다. 스키 환경으로도 절대 뒤떨어지지 않는 곳이지만 지만 우리나라 스키어들에는 다소 생소하기도 한 곳이었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한국 스키어들이 이와테 현을 많이 찾고 있다. 지난 시즌 이와테 현에서 스키를 탄 외국인 중 한국인 비중이 95%에 달했다. 올 시즌은 이와테 현 소재 시즈쿠이시 스키장을 방문하는 여행 상품이 국내 홈쇼핑에 소개돼 대박을 떠뜨리기도 했다. 리빙앤조이팀은 우리나라 스키어와 보더들을 유치하기 위해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는 이와테 현의 3군데 스키장을 둘러보고 왔다. 일본 방문에 비자가 필요없고, 환율까지 떨어진 지금이야말로 이와테 현 스키장의 설질(雪質)을 즐길 수 있는 가장 좋은 시기다. 리빙앤조이와 함께 최고급 설질의 슬로프를 미리 달려보자. 』 ● 일본 이와테(岩手)현 스키여행
밀가루 같은 雪質에 리프트 대기시간 '0'
적설량 최고 250㎝ 5월까지 슬로프 운영
일본에서 스키를 타 본 사람에게 뭐가 좋냐고 물어보면 대답은 두 가지다. 첫째는 설질이 뛰어나다는 것이고 둘째는 리프트 대기시간이 없다는 점이다. 이 사람들에게 ‘선수도 아니면서 설질 타령을 하느냐’고 묻는다면 뭘 모르는 얘기다. 초보자일수록 설질이 중요하다. 안전 문제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좋은 눈에서는 스키 제어가 용이하고 넘어졌을 때 부상의 위험성이 낮아진다. 일본 스키장에서는 우리나라와 같이 스키어들이 떼지어 리프트나 곤돌라 승차를 기다리는 모습을 볼 수 없다. 슬로프 사정에 여유가 있다는 것은 스키어 간의 충돌 등으로 사고 위험이 적다는 뜻이기도 하다. 일본 스키장 업계는 2~3년 전부터 한국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가격 등에서 유리한 조건을 제시하고 있다. 올해는 환율까지 낮아져 저렴한 일본 스키 여행 상품이 보다 많이 나왔다. 일본으로 스키를 타러 가기 전에는 일본의 스키 역사에 대해 알아두는 편이 좋다. 일본 스키장의 초기 개발자들은 유럽 사람들이었다. 그들은 자신들의 방식대로 눈이 많이 오는 산에 리프트를 세웠고, 그게 곧 스키장이었다. 숙식은 주변에서 민박 등을 이용했다. 한국에는 없는 이런 형태의 스키장을 ‘마을형’ 스키장이라고 부르는데 일본 스키장의 95%가 이런 형태다. 한편으로는 우리나라와 같이 대규모 자본을 투입해 개발한 ‘리조트형’ 스키장이 있다. 대형 슬로프에 최고급 숙박시설이 연결돼 있는 형태라 한국 사람들에게 익숙하다. 해외 스키어들을 상대로 마케팅을 펼칠 수 있는 인프라가 돼 있는 이런 ‘리조트형’ 스키장은 과거 한국 스키어들이 가기에는 너무 비싸고 먼 곳이었지만, 요즘은 큰 부담 없이 다녀올 수 있게 됐다. 이번 시즌 일본 스키 여행 상품이 홈쇼핑에서까지 판매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일본 동북지역에 있는 이와테 현은 니가타 나가노와 등과 함께 혼슈에서는 눈으로 가장 유명한 고장이다. 또한 스키에 적합한 눈이 내리는 곳으로도 유명하다. #럭셔리형-앗피코겐(安比高原ㆍAPPI) 스키장 일본 사람들이 가장 가고 싶은 스키장을 꼽는 설문조사에서 늘 다섯 손가락 안에 들 정도로 유명한 스키장이다. 이 지역은 동해에서 발생한 눈 구름이 산맥을 넘어가는 동안 푄 현상으로 건조해져 수분이 아주 적은 눈이 내리는 곳이다. 스키 타는 사람들은 이런 눈을 ‘건설’(乾雪) 또는 ‘파우더 스노’(powder snow)라고 부르며 가장 좋은 눈으로 친다. 보다 쉽게 설명하면 ‘파우더 스노’는 손으로 뭉치려고 해도 안 뭉쳐지는 눈인데, 이런 눈이 스키를 위해서는 가장 이상적인 형태라는 것이다. “이와테 현 내는 물론이고 혼슈 지역 어느 스키장과 비교해도 최고”라며 눈에 ‘아스피린 스노’라는 별명까지 붙였다. 해열재인 아스피린을 물에 넣었을 때 확 퍼지는 모양처럼 입자가 고운 눈이 슬로프에 깔려있기 때문이다. 앗피는 규모 면에서도 다른 스키장을 압도한다. 스키장 슬로프의 총 연장 거리가 45㎞가 넘으며, 최장 슬로프의 활주거리는 5.5㎞다. 곤돌라와 리프트는 매시간 2만 8,000명까지 운송할 수 있는 규모다. 보더들을 위해 설치한 기물도 다양하다. 부대시설은 모두 호화롭다. 8개 동 1,000실 규모의 숙박 시설은 일본 내 최고급 수준이며 리조트 내 식음료 시설도 잘 꾸며져 있다. 렌털 스키ㆍ스노보드 장비와 스키복도 꽤 고급품들이다. 앗피의 스키ㆍ스노보드 스쿨에는 일본 스키계의 살아있는 전설로 통하는 스키 지도자 고다마 에이치 씨가 교장으로 일하고 있다. 중ㆍ상급 이상의 스키 실력을 가진 사람도 앗피에서 레슨을 받아보면 자신의 스키가 확 달라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앗피에 가려면 인천공항을 출발해 일본 아오모리 또는 센다이 공항으로 가서 앗피로 가는 무료 셔틀버스를 이용해야 한다. 아오모리에서는 약 2시간, 센다이에서는 약 3시간 30분 소요된다. 여행상품으로는 씨에프랑스 등이 3박 4일 기준 1인당 60만 원대부터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단, 리프트 이용권은 현장에서 별도로 구매해야 한다. 1일권 요금은 성인 5,000엔 선이다. #실속형-시즈쿠이시 스키장 이 스키장의 총지배인 이마이즈미 씨는 “앗피는 일본 사람들이 가장 가고 싶어하는 스키장 중 다섯 손가락 안에 들지만 시즈쿠이시는 국제대회가 열릴 수 있는 곳”라고 우선 소개했다. 총지배인의 말대로 이 스키장 최고의 자랑은 국제 대회가 열렸던 스키장이라는 점이다. 93년 알파인 세계선수권대회가 이곳에서 열렸고, 일본이 나가노 동계 올림픽(98년)를 계획할 당시는 나가노의 하쿠바 스키장과 일본 내에서 경합했다가 고배를 마시기도 했다. 국제 대회를 유치하려면 산 정상과 스키 베이스의 표고차가 850m 이상 나야 한다. 높은 산이 많은 일본에서도 이 정도의 스키장은 홋카이도의 후라노, 나가노의 하쿠바와 시즈쿠이시가 유일하다. 생긴 지 27년째 된 이 스키장의 설질도 만만치 않다. 이곳의 눈도 전형적인 파우더 스노. 다만 근 10년 이래 가장 눈이 적은 올해는 아직 충분한 눈이 쌓이지 않았다. 시즈쿠이시에는 압설차로 눈을 다지지 않은 상급자 전용 코스도 4개나 된다. 가루 눈이 허리까지 빠지는 곳이라 웬만한 실력이 아니면 들어갈 꿈도 꾸지 않는 편이 좋지만, 상급자라면 한국에서는 할 수 없는 귀한 경험을 할 수 있다. 시즈쿠이시 스키장은 한국 스키어와 보더들에게 꽤 친숙한 편이다. 지난 시즌 2,600명의 한국인이 다녀갔고 올시즌은 이달 12일 한국인 방문객 수 1,900명을 돌파했다. 현재 시즈쿠이시 스키장에 붙어 있는 프린스 호텔 로비에는 일본인보다 한국 사람이 더 많을 정도. 시즈쿠이시 스키 여행 상품이 현대홈쇼핑에서 최근 ‘대박’을 터뜨렸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많은 한국인이 이곳을 방문할 전망이다. 때문에 시즈쿠이시에 가면 적어도 말이 안 통해서 불편을 겪을 일은 거의 없다. 스키장에 붙은 프린스 호텔은 올 시즌 한국인 전담 직원을 2명 고용, 한국인 이용객들의 편의를 돕고 있다. 시즈쿠이시 역시 인천공항에서 출발해 일본 아오모리 공항에서 무료 셔틀 버스가 다닌다. 소요 시간은 약 2시간 30분. 그러나 시즈쿠이시 스키장은 여행상품을 이용하는 편이 훨씬 유리하다. 상품이 꽤 알차고 저렴하게 나왔기 때문이다. 현대드림투어 등의 여행사에서 프린스 호텔 3박, 리프트 이용권, 조ㆍ석식, 항공과 일본 내 교통편을 모두 포함한 상품을 성인 1인당 50만 정도에 판매하고 있다. 장비와 스키복이 있다면 그야말로 50만 원 외에 ‘점심값’만 가져가면 되는 상품이다. 장비 렌털은 성인 기준 3일에 5,000엔, 스키복 렌털은 3일에 6,000엔 선이다. 스키장에서 자동차로 10분 거리에는 일본에서 꽤 유명한 농장인 고이와이 농장이 있다. 20년째 해마다 눈축제를 벌이는 이곳의 올해 축제 기간은 2월 3일부터 12일까지. 현재 농장은 트럭 1,500대 분량의 눈을 투입해 16개 대형 설상을 만들고 있는데 이 기간에 시즈쿠이시에 스키 여행을 간 사람은 꼭 들러 볼 만 하다. 관람료는 무료. #마니아형-게토코겐(夏油高原ㆍGETO) 스키장 이곳의 최고 자랑은 눈이 많다는 점이다. 실제로 이 지역은 연평균 적설량이 250㎝로 일본 혼슈 내에서는 가장 많다. 설질 역시 알아주는 곳이며 일본 혼슈에서는 가장 운영 기간이 길다. 지난해에는 5월 7일까지 슬로프를 운영했다. 이곳 스키장을 멀리서 보면 웅장한 규모에 놀라지만 슬로프 개수는 총 14면으로 다소 적다. 1개 슬로프를 갈림길로 나눠 2~3개 코스로 늘리지 않고, 넓고 정직하게 코스를 설계했기 때문이다. 때문에 모든 슬로프가 넓고 길다. 그래서 일본 내 전문 선수들과 아마추어 동호회가 훈련 장소로 이곳을 가장 애용한다. 게토는 매우 뛰어난 스키장임에도 불구하고 한국인 여행객들에게 권하기에는 애매한 점이 있다. 이곳은 ‘리조트형’ 스키장이 아니기 때문에 숙소가 이층 침대 88개를 설치한 유스호스텔 식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설이 워낙 깨끗하게 정비돼 있어 저렴한 가격에 일본 스키의 진수를 느끼고자 하는 젊은 층이 이용하기에는 아무런 부족함이 없다. 동호회 전지훈련이나 소규모의 원정 스키캠프를 열기에도 좋다. 진짜로 스키나 보드를 사랑하는 젊은이라면 원정 스키도 이런 곳에서 해야 맞다. 보통 일본의 야간 스키는 아주 제한적인 규모에서만 운영하는데, 게토는 당일 스키어들이 많은 곳이라 저녁 9시까지 정상으로 가는 곤돌라를 돌리는 것도 이점이다. 게토코겐 스키장에 가는 길은 조금 복잡하다. 공항까지 무료로 운영하는 셔틀 버스는 물론(?) 기대해선 안 된다. 센다이 공항에서 유료 리무진 버스를 타고 센다이 역까지 간 뒤 철도(JR) 편을 이용해 기타카미 역까지 이동한 후에야 게토 행 무료 셔틀 버스를 만날 수 있다. 게토코겐 스키장의 하루 리프트 이용료는 성인 4,600엔이며, 푸드코트에서 파는 식사는 대략 1,000엔 선인데 무척 맛있다. 온천 입욕료는 800엔이며 노천탕을 즐길 수 있다. ● 스키장 숙박시설內 온천 거의 무료 추운 눈밭에서 스키를 탄 뒤라면 뜨끈한 온천수에 몸을 담그는 것보다 좋은 건 없다. 이와테 현 스키 여행의 또 다른 장점은 스키와 온천을 함께 즐길 수 있다는 점. 스키장 호텔 숙박시설에는 반드시 온천탕이 있고, 숙박객은 대부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이와테 현에 스키 여행을 간 사람 중 시간을 내서 전문적인 온천 리조트에 들르고 싶은 사람에게는 단연 하나마키(化卷) 온천을 추천한다. 80년 전통의 이 온천은 일본 동북 지역에서 가장 크고 유명하다. 500여 개 객실이 있으며 대부분 일본 전통식 다다미가 깔린 방이라 일본의 정취가 물씬 난다. 리조트 곳곳의 정원은 일본식 조경 예술 방식 그대로 꾸며놓았다. 온천에는 모두 5개 숙박동이 있는데 이 중 가장 고급인 ‘가쇼엔’(佳松園)은 일왕이 묵었던 곳이라 더 유명하다. 가장 싼 방을 2명이 쓸 경우 1인당 하루 숙박료가 3만 엔이나 하는 고급 시설이라 일본서도 부자들만 이용한다. 한국의 CEO급 인사들 중에도 이곳 손님이 꽤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나마키 온천 물은 두 종류다. 무색 무취에 투명한 단순천이 있고 탄산나트륨 성분이 들어 미끌미끌한 것이 있다. 원천의 물온도는 섭씨 52도로 매우 높은 편. 숙박 하지 않고 입욕만 할 수도 있기 때문에 가벼운 마음으로 들러서 온천을 즐길 수도 있는 곳이다. 앗피 스키장에서 자동차로 5분 거리에는 커다란 너도밤나무 숲이 있다. 이곳 사람들은 “앗피 온천은 이 숲에 스며든 눈과 비가 온천이 되어 솟아오르는 물”이라고 설명한다. 온천수는 약알카리 단순천이라 미끌거림이나 끈적임이 없어 운동 후 몸을 씻기에 최적이다. 앗피 리조트에는 ‘파티오’라는 별도의 온천탕 시설이 있다. 400명 동시 입장이 가능한 규모이며 일본 최대 규모의 사우나 도크도 설치돼 있다. 노천탕도 규모가 꽤 크다. 시즈쿠이시 지역에서도 온천수가 나온다. 스키장 인근에 있는 시즈쿠이시-다카쿠라 온천은 일본의 ‘온천 유산을 지키는 모임’이라는 민간 단체가 ‘좋은 온천’으로 선정한 곳이다. 시즈쿠이시 스키장 숙소인 프린스호텔 1층에도 온천탕이 있다. 풍부한 용출량을 자랑하는 48도 짜리 온천수를 쓰는 곳이다. 샤워기에도 수돗물 한 방울 섞지 않은 100% 온천수를 공급하며 하루 한 번 탕 물을 모두 버리고 새로 받는다. 밤에 즐기는 노천탕의 매력이 그만이다. 게토코겐 스키장 인근도 온천이 유명한 지역이다. 부근 온천장에 숙소를 잡고 스키를 타는 여행객도 많다. 스키장에 딸린 온천탕은 800엔을 따로 내고 들어가야 한다. 노천탕 밖으로 보이는 산악 풍경이 훌륭한 곳이다. ● 이와테현 먹거리
和牛 고기로 만든 스키야키 '별미'
모리오카 냉면·불고기 우리 입맛에 맞아
스키를 타면 배가 고프다. 칼로리 소모량이 많은 운동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일본까지 왔는데 특색있는 먹거리를 맛보고 오지 않는다면 아쉬운 일이다. 이와테 현과 스키장들이 자랑거리로 내놓는 음식들을 알아보자. ▦모리오카 냉면=이와테 현을 대표하는 음식은 뜻밖에도 한국에서 유래한 음식이다. 바로 모리오카 냉면. 이 음식은 이와테 현을 넘어 일본에서 전국적인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모리오카(盛岡)는 이와테 현의 현청 소재지. 이 곳에 살던 한국 교포들이 고향에서 먹던 맛을 잊지 못해 냉면을 만들어 먹었는데, 이 음식이 체계화되면서 모리오카 냉면으로 재탄생했다. 모리오카 냉면은 밍밍한 평양식 냉면과 매운 함흥식 냉면의 특징을 혼합했다. 쫄면과 같이 통통하고 질긴 면에 육수를 붓고 김치, 계란, 오이 등의 고명을 얹어 깍두기 국물을 부어 매콤하게 먹는다. 모리오카 냉면 집 가운데 가장 유명한 집은 교포 2세 변용웅 씨가 운영하는 ‘뵨뵨사’. 모리오카 시내에 2곳이 있고 지난해에는 도쿄 긴자에 진출해 ‘줄 서서 먹는 집’으로 자리를 굳혔다. 최근에는 한국식 순두부를 일본 입맛에 개량해 인기를 얻고 있기도 하다. 변 씨는 환경과 소외계층에 대한 관심이 남다르다. 식당 직원도 일본인, 교포, 장애인, 노인 등을 다양하게 구성시켰다. 변 씨는 “내 식당은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며 일하는 하나의 작은 사회다”라고 말했다. ▦시즈쿠이시규 스키야키=시즈쿠이시 스키장이 자랑하는 음식은 지역의 토종 소(牛ㆍ일본어 발음으로는 규)를 이용한 스키야키다. 고급 일본 소(和牛ㆍ와규)가 대부분 그렇듯 시즈쿠이시 소고기도 환상적인 마블링과 부드러운 육질이 특징. 이를 재료로 만든 스키야키는 잊지 못할 별미다. 패키지 손님은 상품에 포함된 저녁 부페권에 2,301엔을 추가로 내면 먹을 수 있다. 스키야키는 소고기와 각종 야채, 간장 소스를 얕은 철냄비에 간장소스를 넣고 끓인 뒤 건더기를 날계란 푼 물에 찍어 먹는는 요리다. 소고기를 먹는 것이 금지되던 시절, 농민들이 죽은 소를 몰래 쟁기에 구워 먹던 것에서 유래했다. ▦아키니쿠(燒肉)=앗피가 자랑하는 요리는 고기 숯불구이다. 야키니쿠는 한국의 고기 구이가 일본에 건너가 정착한 음식. 일본에서는 최고급 음식으로 통하는데 아피는 최상급 스키 리조트의 위상에 걸맞게 야키니쿠 식당을 운영한다. 이곳 야키니쿠 식당은 김치는 기본으로, 생마늘도 원하면 제공할 정도로 한국적이다. 이왕 비싼 돈 내고 숯불구이를 먹으려면 마에사와규를 주문해보자. 이와테 남쪽에서 가장 유명한 소고기로 입에서 살살 녹을 정도로 맛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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