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일본형 장기불황 미국도 답습우려

■ 美 디플레이션 논란 증폭'미국 경제도 일본형 장기불황의 전철을 밟을 것인가' 최근 들어 미국 경제를 둘러싼 디플레이션 논쟁이 가열되면서 미국 경제의 장기불황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국의 경제 주간지 비즈니스위크에 따르면 미국 국민들 3분의 2는 최근의 경기 둔화와 실업률 증가에도 불구하고 조만간 좋은 시절이 다시 돌아올 것이라는 낙관적 생각을 하고 있지만 각종 경제지표는 미국 경제가 이미 디플레이션의 문턱을 넘어선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낳게 하고 있다. 실제 7월 생산자물가지수(PPI)와 수입물가지수가 각각 0.9%, 1.6% 하락한데 이어 이번 주 발표되는 각종 경제지표 역시 경기 회복을 점칠 수 있는 것은 없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 각종 경제지표 갈수록 악화 최근 미국 월가에서는 하반기 경기회복에 대한 낙관론이 한 풀 꺾인 상태다. 물론 380억 달러 규모의 세금 환급이 진행 중이고,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공격적 금리 인하 역시 지속될 것으로 보여 낙관론에 대한 끈을 완전히 놓은 상황은 아니다. 그러나 올 2ㆍ4분기면 가시화될 것이라던 경기 회복 시점은 3ㆍ4분기를 거쳐 최근에는 4ㆍ4분기로 까지 후퇴했다. 현재 민간 전문가들은 올 3ㆍ4분기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지난달 예상한 2.0%보다 낮은 1.7%, 4ㆍ4분기 GDP 성장률 역시 당초 예상치인 3.0%에서 2.8%로 낮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0.7% 상승으로 발표된 지난 2ㆍ4분기 GDP 성장률 추정치에 대해서도 논란이 많다.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2ㆍ4분기 GDP 성장률 확정치는 제로(0%)를 약간 웃돌거나 마이너스로 조정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 경기 둔화 반전시킬 지표 없을 듯 이번 주 공개되는 통계로는 7월 소매판매ㆍ6월 기업재고 현황ㆍ7월 산업생산ㆍ7월 소비자물가지수ㆍ7월 주택착공ㆍ6월 무역수지ㆍ7월 공장가동률 등이 있다. 블룸버그 서베이에 따르면 이중 7월 산업생산의 경우 0.3% 감소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산업생산은 지난 6월에도 0.7% 감소했는데, 7월 산업생산 감소가 확정되면 10개월 연속 하락세를 기록하게 된다. 이는 지난 1983년 이후 처음이다. 7월 공장가동률 역시 76.6% 정도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데, 이 역시 1983년 이후 최저치다. 그러나 이코노미스트들이 미국 경제의 앞날을 비관적으로 보는 대표적 근거는 신규투자 감소와 소비지출 둔화. 이와 관련, 38분기 연속 증가했던 투자는 최근 3분기 연속 감소세를 기록하고 있으며, 7월 소매매출 및 7월 소비자물가지수 역시 하락세를 나타날 것으로 예상되는 등 소비심리 역시 대폭 위축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 장기호황 후 디플레, 日과 닮은 꼴 최근 미국 경제는 제조업과 첨단산업이 침체 국면을 보이는 와중에 물가는 떨어지는 전형적인 저성장ㆍ저물가의 양상을 나타내고 있다. 한마디로 디플레이션의 조짐이 농후하다는 것이다. 일부에서는 장기호황에 따른 거품붕괴 후 찾아오는 저성장ㆍ저물가라는 점에서 자칫 일본형 장기불황의 전철을 밟는 것 아니냐는 성급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 물론 일본의 경우는 버블붕괴 후 나타난 장기 디플레이션이 경기 순환적인 사이클이 아니라 경제시스템의 구조적 결함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어 미국 경제의 양상과는 상당한 거리감이 있다. 그러나 미국 경기 회복에 대한 단기 처방들이 무위로 끝날 경우 장기불황 돌입 가능성을 완전 배제할 수는 없다는 게 경제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정구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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