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서울 에어쇼는 국방부의 차세대 전투기사업(FX)자 선정을 불과 수개월 남겨 놓고 열리는 것이어서 항공업체들의 마지막 홍보전이 치열하게 전개될 전망이다.
실제 미국 보잉사의 F15E, 프랑스 다쏘사의 라팔, 러시아 로스보루제니야사의 수호이(SU35) 등 후보기종으로 선정된 전투기들이 대거 참가, 성능을 과시하는 시범 비행을 할 계획이다.
그러나 영국ㆍ독일ㆍ스페인ㆍ이태리 등 유럽4개국 합작법인인 유로파이터사는 자사의 주력 전투기인 타이푼의 실물 크기 모형만을 전시할 예정이다.
◇ 美 F15K
검증된 성능…향후 30년 군수지원 보장
보잉의 F15는 70년대부터 미국뿐 아니라 일본, 사우디아라비아 등에서 실전 배치돼 이미 성능이 검증된 기종이라는 것을 최대 강점이다.
특히 공대지, 공대공 공격이 가능한 광범위 작전 수행 능력에 따른 제공권 장악이 가능하다는 점이 다른 전투기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장점이다.
또 이와 유사한 기종이 이미 오래 전부터 한국 공군에 공급돼 군수 지원 및 보급체계에 별다른 변경이 필요없다는 점도 내세우는 점이다. 보잉사는 자사의 전투기가 최종 선정될 경우 F15E의 한국판인 F15K를 공급할 계획이다.
F15K는 최첨단 항공 전자장비와 시스템을 갖춘 최신형으로 30년간 후속 군수지원이 보장되고 경우에 따라서는 가격 인하도 가능하다고 회사측은 홍보하고 있다.
보잉사는 올 봄 회사 경영진들이 대거 한국을 방문해 본격적인 마케팅을 벌인데 이어 이번 대회를 계기로 FX사업의 최종 기종으로 대세를 확실히 굳힌다는 방침이다.
◇ 佛 라팔
"70% 한국내 조립" 기술이전도 적극적
최첨단 항공 전자장비와 시스템을 적재한 최신예 '디지털기(機)'다. 라팔은 다른 경쟁기종보다 훨씬 우수한 자체 방어시스템인 ‘스펙트라’와 목표물 타격 능력이 뛰어난 최첨단 전자주사식 레이더 등을 갖췄다.
무기 운용체계에 문제가 있을 것이란 일부 주장에 대해서도 “이미 수년전부터 대만ㆍ싱가폴ㆍ인도 등에 라팔의 전신인 미라쥬기를 주력기로 공급, 미 공군과의 공동 방위체제를 구축한 경험이 있어 전력 운용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반박하고 있다.
다쏘사는 국방부가 차세대전투기 선정조건으로 내건 70% 국내 조립 및 기술 이전 비율도 적극적으로 수용한다는 방침이다. 다쏘사는 낙찰될 경우 국내에 합작 조립공장을 건설, 상당한 물량을 한국에서 직접 조립하고 중동 및 동남아 등 제3국 수출까지 고려한다는 입장이다.
이 회사는 지난해 10월부터 최근까지 40~50명의 고위급 인사와 톰슨CSF, 스네크만 등 협력업체 관계자들을 한국에 파견, 총력 수주 체제에 들어갔다. 이번에 다쏘사의 라팔이 낙찰에 성공하면 한국에서는 최초로 미제외의 전투기가 실전에 배치되는 상황을 맞이한다.
◇ 러 SU35
저렴한 가격에 탁월한 국지전 능력 자랑
다른 기종에 비해 값이 싸고, 국지적 전술운용이 가능하다는 것이 장점이다.
대지공격 능력은 완전히 배제한 채 순수한 공대공 요격 전투기로 개발된 수호이35는 적외선 탐지 및 추적장치를 보유하고 있어 레이더에 역탐지되기 않고 전자장해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것이 최대 장점이다.
또 손발력이 뛰어나 ‘코브라 기동’을 비롯한 환상에 가까운 기동능력을 자랑하고 있다. 서방의 전투기들이 잔돌하나 없는 깔끔한 전용활주로에만 이착륙할 수 있는데 비해 거친 상태의 일반 활주로나 결빙된 얼음판 위에서도 뜨고 내릴 수 있다는 점도 자랑거리다.
◇ 유로파이터 타이푼
EU 4개국 공동개발 완제품 판매 역점
직구매 외에는 기술제공생산, 공동생산 등 납품 방식에 제약이 있는 것이 다소 약점이나 이번 모형 전시를 통해 새로운 형태의 전투기의 모습을 선보일 예정이다.
한편 국방부는 올 초 이들 4개 전투기에 대한 성능 평가를 모두 마치고 경제성과 후속 군수지원능력 등을 포괄적으로 고려, 오는 연말께 적격업체를 최종 선정할 예정이다.
FX사업은 국방부가 약 4조3,000억원을 들여 총 40대의 최신형 전투기를 발주, 2004년부터 매년 10대씩을 납품받아 2008년 2개 전투대대를 완성하는 사업이다.
강동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