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建榮(전 건설부차관)
지난 여름 친구 몇몇 가족들이 울릉도 여행계획을 세웠다. 나는 배멀미를 심하게 하는 편이다. 몇년 전 아일랜드에서 페리를 타고 영국으로 가는 4시간동안 멀미로 거의 혼절하다시피 고생한 기억이 있다. 동해의 파도가 얼마나 나를 괴롭힐까? 결국 우리 가족은 빠지고 다른 사람들만 울릉도로 가서 독도까지 보고 왔다고 했다.
그 독도가 사라져 버렸다. 한일어협협상이 독도문제로 교착되자 독도를 영토표시없이 중간수역에 위치만 표현한다나, 이런 모호한 해법이 등장한 것이다.
62년엔가, 한일국교 정상화 협상 때 독도문제가 풀리지 않자 우리 대표가 아예 섬을 폭파해 버리자고 했다는 말이 보도된 적이 있다. 설마 와전이겠지 싶은 말이 이제 현실화된 느낌이다.
이렇게 입맛 쓴 분위기 속에서 대통령이 일본을 다녀왔다. 겉으로는 서로가 새로운 동반자관계를 말하고 있다. 그러나 이제는 일본문화가 밀려들어 올 차례라고 한다.
포크랜드는 영국에서 1만2,000㎞ 떨어진 남미 동쪽 끝에 있는 황무지 같은 펭귄의 섬이다. 이 섬의 영유권 분쟁이 일어나자 영국은 지체없이 군대를 파견해 포크랜드 전쟁을 일으켰었다. 당시 영국 국민의 60%가 포크랜드가 어디 있는지, 어느 나라 땅인지도 모르고 있었다. 영국으로서 실익이라곤 하나도 없는 섬이다.
일본은 영해를 확장하기 위해 지금 바닷속으로 침몰해가는 바위섬에 계속 콘크리트를 치면서 인공섬을 만들고 있다. 그런데 우리는 우리땅 독도에 왜 이렇게 약한가?
옛날 고지도를 보면 엄연히 독도는 우리 땅이다. 독도가 서양지도에 등장한 것은 1737년 프랑스 지도학자 당빌의 「신중국 지도첩」에서 찾을 수 있다. 여기에는 을릉도와 독도가 육지에 아주 근접하게 잘못 그려져 있는데 우리에게는 중요한 사료다. 이후 크라프로트가 소개한 「삼국지도」에는 독도가 죽도라고 쓰여 있고 「한국에 속한 땅」이라고 명기되어 있다. 그런데 일본이 1905년 멋대로 독도를 일본 시마네켄 행정구역에 편입시켜 자기 땅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19세기 중반까지는 서양지도에도 동해가 동해 또는 한국해 또는 한국부근은 한국해, 일본부근은 일본해라고 표기된 것이 많다.
문득 지난 여름에 못간 독도에 가보고 싶다. 가서 젊은이들처럼 노래를 부고 싶다. 「울릉도 동남쪽 뱃길따라 이백리 외로운 섬하나… 그 누가 아무리 자기네 땅이라고 우겨도 독도는 우리 땅」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