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보사 적자 크게 줄어금감원 발표 경영실적
국내 생명보험사들이 지난해 대규모 유가증권 투자이익과 수익성 위주의 영업에 힘입어 적자 규모가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또 8개사는 흑자로 전환하는 등 27개사 중 절반에 가까운 13개사가 흑자를 기록했다.
그러나 보험사들이 보험영업에서는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유가증권 투자에서만 6조원에 가까운 5조9,711억원의 이익을 올려 아직까지는 보험영업이 정상적인 궤도에 들어섰다고 보기는 시기상조라는 지적이 많다.
23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99회계연도(99년 4월~2000년 3월) 생보사 경영실적에 따르면 삼성생명이 3,098억원의 흑자를 낸 반면 대한생명은 마이너스 8,142억원, 동아는 마이너스 3,778억원의 적자를 기록, 전체적으로는 9,643억원의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98년의 마이너스 4조211억원에 비해 3조568억원이 줄었든 규모다.
삼성생명은 유가증권 투자에서 2조7,183억원, 보험영업에서 2조1,235억원의 이익을 내고 4조1,999억원의 책임준비금을 추가로 쌓았다. 또 책임준비금 규정이 바뀌면서 1조5,700억원의 특별이익이 발생, 이중 5,700억원을 올해 당기순이익에 반영해 흑자 규모를 늘렸다.
한편 대한생명은 보험영업이 잘 되면서 책임준비금 적립액이 7,650억원으로 늘어나 적자 폭이 커졌고 국민생명은 보험해약이 늘면서 책임준비금 환입 규모가 900억원이 돼 흑자가 늘어났다. 또 SK생명으로 합병되는 국민생명이 806억원의 흑자를 내는 등 신한·대신·동양·동부·메트·푸르덴셜·ING·라이나생명 등 9개사는 98년 적자에서 흑자로 돌아섰다.
그러나 생보사들이 안정적인 성장세로 돌아섰다고 판단하는 것은 무리라는 지적이다. 생보사들은 지난해 유가증권 투자에서 6조원에 가까운 5조9,711억원을 올려 지난 98년의 3조5,023억원보다 2조4,688억원이 많은 투자수익을 올린 반면 보험영업 수익에서 보험영업 비용을 뺀 보험수지차는 98년 마이너스 4조1,989억원에 이어 99년에도 퇴직보험을 빼면 마이너스 9,957억원으로 플러스로 돌아서지 못했다. 특히 보험영업에 들어간 비용이 3조8,750억원으로 98년에 비해 21%나 줄어들었음에도 보험수지차는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업계 관계자는 『보험사들의 경영상황이 좋아진 것은 사실』이라며 『그러나 투자수익에 의존하는 경우 자산 규모가 큰 생보사들은 주식시장 등에 너무 많은 영향을 받는다』고 말했다.
우승호기자DERRIDA@SED.CO.KR
입력시간 2000/05/23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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