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한국판 이지메' 서울시에 첫 배상판결

교내에서 급우들 간의 '집단 괴롭힘(이지메)'에 대해 가해학생과 함께 감독관청인 시측이 손해배상을 하라는 첫 판결이 나왔다. 서울지법 민사합의22부(재판장 徐希錫부장판사)는 30일 심장병을 앓던 급우를 1년여간 괴롭힌 '한국판 이지메'사건과 관련, 급우들로 부터 집단 괴롭힘을 당한 J모군(19.당시 서울Y고 2년) 가족이 가해학생 C모군(19) 가족과 공립인 이 학교 감독관청인 서울시 등 16명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피고들은 위자료 3천2백50만원을 포함해 1억5천여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승소 판결을 내렸다. 법원이 교내 이지메 사건에 대해 감독관청의 배상책임을 인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최근 만연하고 있는 학교폭력 및 집단 괴롭힘 따돌림 행태에 일대 경종을 울리는 것과 동시에 유사소송이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가해학생들이 원고에게 수개월씩 지속적으로 괴롭힘과 폭행을 가한 사실이 모두 인정되는 만큼 피고학생과 부모들은 원고가 입은 정신적.육체적 피해를 배상함이 마땅하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학교와 담임교사는 피해 학생으로 부터 집단 괴롭힘을 당하고 있다는사실을 듣고도 보호체계를 마련하지 않고 단순히 훈계에만 그침으로써 원고가 오히려 보복성 폭행을 당하는 결과를 초래했다"며 "감독관청으로서 학교측의 과실을 제대로 감독하지 못한 서울시가 피고 학생측과 함께 연대배상 책임을 져야 한다"고 밝혔다. C군등은 지난 95년 3월부터 급우 J군을 `컴퍼스로 손등찍기', `1천원 주고 5천원어치 심부름 시키기',`보온밥통으로 머리 때리기'등 무려 52가지 집단 괴롭힘 수법으로 1년여간 괴롭혀 온 혐의로 96년 2월 구속기소돼 소년원 송치 및 보호관찰처분등 중형을 받았다. J군 가족은 96년초 J군의 학교를 휴학시킨 뒤 호주로 이민을 떠났으며 같은해 8월 "C군 등이 J군이 선천성 심장판막증을 앓고 있는 사실을 알면서도 각종 괴롭힘수법으로 J군에게 심각한 정신적, 육체적 고통을 입혔고 학교,교사,감독관청 등도학생보호의 주의 의무를 소홀히 했다"며 2억여원의 손해배상을 요구하는 소송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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