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김선미(26)씨는 최근 쇼핑을 하러 명동 자라(ZARA)에 들렀다가 생각보다 비싼 가격에 발길을 돌렸다. 한 달전 여행갔던 프랑스 자라(ZARA)매장에서 49.90유로 하던 청재킷이 한국에서는 14만9,000원으로 갑절 가까이 높은 것. 이 재킷은 유로화 환율(12일기준 약 1,760원)을 적용할 경우의 현지가 8만8,000원과 비교하면 무려 70%가량 차이가 난다. 김 씨는 "자라는 유럽에서 저가 브랜드로 부담없이 살 수 있었는데 한국에서는 어느새 '고가 브랜드'로 자리잡은 것 같다"며 이유를 모르겠다고 말했다. 글로벌 스파(SPA)브랜드인 자라(ZARA)가 불황 속 패션업체 중 유일하게 고속행진을 하는 가운데 가격이 유럽에서 판매되는 수준보다 상당히 비싸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자라(ZARA) 제품은 평균 가격대가 10만원 이상으로 해외 현지가격보다 최고 70%가량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유럽에서 49.90유로인 민소매블라우스는 한국에서 13만9,000원으로 현지가보다 60%가량 높게 판매된다. 이 밖에도 스카프 59%, 스커트 51%,기본 정장바지 44%가량, 벨트 44% 가량 유럽보다 더 가격이 높다. 이와 관련, 업계에서는 자라의 이런 국내 가격정책은 패션회사가 생산에서 판매까지 직접담당,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는 것을 지향하는 글로벌 스파브랜드라는 기업 이미지에 걸맞지 않는 행위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자라 관계자는 이에대해 "수입품의 경우 관세와 부가가치세, 운임비용, 매장 임대료 등 기타 부대비용이 추가로 발생해 현지보다 가격이 더 높을 수 밖에 없다"고 전했다. 반면 같은 스파브랜드인 망고(MANGO)는 국내와 현지 가격과의 차이가 평균 20%내외에 불과하다. 업계 관계자는 "자라는 마진을 40~50%로 붙여 가격을 책정한 걸로 알고 있다"며 "자라가 국내에 진출하면서 수수료가 비싼 롯데백화점이나 코엑스 등에 들어가는 등 고급화 전략을 쓴 것도 한 이유인 것 같다"고 말했다. 소비자 이민희(26)씨는 "자라제품은 유럽과 질적인 차이는 없는데 관세를 고려하더라도 너무 비싸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고 꼬집었다. 한편 자라는 불황 속에서도 올해에만 서울 명동 눈스퀘어(옛 아바타몰)에 명동 3호점을 포함해 광주,부산,대구 등 전국에 10개 매장을 오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