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의 97년 대선자금 지원 의혹이 담긴 '불법도청 X파일' 파문을 계기로 인터넷이나 메신저 모니터링 프로그램에 대해서도 '엿보기' 논란이 일고 있다.
일부 메신저 프로그램 원개발사에선 '엿보기' 프로그램을 원천 차단할 수 있는기술적 장치를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등 '사이버 감시' 프로그램의 사생활침해 여부가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미국에 본사를 둔 소프트웨어 업체는 자체 개발한 MSN모니터링 프로그램을 웹사이트를 통해 판매하고 있다.
개인의 MSN 접속 여부와 대화 내용을 원격으로 엿볼 수 있는 응용 프로그램으로MSN스나이퍼, MSN챗모니터 등 3종류가 나왔다.
약 179달러에 판매되는 기업용 프로그램을 깔면 회사 내부에서 LAN으로 연결된네트워크에 접속한 개인의 MSN 사용 내역을 그대로 엿볼 수 있다.
MSN 관계자는 "이러한 모니터링 프로그램은 해당 소프트웨어 업체가 자체 개발한 불법 응용 어플리케이션에 속한다"며 "업그레이드 버전의 MSN 메신저를 출시할때 이러한 모니터링 프로그램을 원천 차단할 수 있는 기술을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말했다.
MSN과 함께 국내 메신저 사용자 순위 1-2위를 다투는 SK커뮤니케이션스의 네이트온은 이러한 모니터링 프로그램이 개발ㆍ유포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SK커뮤니케이션스 관계자는 "네이트온의 경우 국내 개발 메신저여서 모니터링프로그램이 나온 적이 없다"고 말했다.
기업 내부의 네트워크 보안을 위해 설치하는 데이터베이스(DB) 보안 소프트웨어나 PC 모니터링 프로그램도 국내 기업들이 암암리에 도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논란이 예상된다.
미국 소프트웨어 업체인 '스파이테크'의 '스파이 에이전트' 프로그램이 대표적인 예. 이 소프트웨어는 회사 내부의 네트워크에 접속한 PC마다 인터넷 주소창에 입력된 웹사이트나 검색 내용을 모니터링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국내 보안업체 관계자는 "미국, 일본 등에선 기업이 보안상의 이유로 개인의 PC사용과 인터넷 접속 등을 모니터링할 수 있는 범위를 법제화하고 있는 추세"라며 "국내의 경우 기업 정서상 암암리에 모니터링 프로그램을 도입하고 있어 관련법 제정을 조속히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신유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