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기업규제개선정책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우리나라의 기업규제가 싱가포르ㆍ태국ㆍ브릭스(BRICs) 등보다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 각국이 앞 다퉈 기업규제를 풀면서 한국의 규제 수준이 상대적으로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창업(세계 116위), 고용 및 해고(110위), 소유권 등기, 투자자 보호, 납세 등 5개 항목의 규제 정도가 다른 국가보다 상대적으로 강한 것으로 파악됐다. 산업연구원(KIET)은 5일 세계은행이 매년 발간하는 기업환경 자료를 토대로 이 같은 내용의 ‘기업활동 규제에 대한 국제비교’ 보고서를 내놓았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규제순위는 지난 2006년(155개국 대상) 24위에서 2007년(175개국 대상) 23위로 한 단계 상승했다. 하지만 조사 대상 국가와 변동규제 수 등을 고려해 항목별로 평균을 구한 백분율 순위는 0.31에서 0.32로 한 단계 하락했다. 이는 경쟁국들이 이 기간 동안 우리보다 더 적극적으로 규제완화에 나섰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의 주요 경쟁국 가운데서는 싱가포르가 2004~2006년 2~3위에서 2007년 1위로 올라섰으며 홍콩은 2005년 9위, 2006년 6위에서 2007년 5위로 상승했다. 태국도 2007년 18위로 우리보다 앞서 있다. 특히 중국은 창업, 융자여건, 투자자 보호, 교역절차 등과 관련된 규제수준 완화에서 2007년에는 상위 10개국에 뽑히기도 했다. 보고서에서는 선진국인 일본도 우리보다 더 많은 규제완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종호 KIET 부연구위원은 “우리 기업들이 느끼는 규제개선 체감도가 그다지 나아지지 않고 있다”며 “반면 경쟁국들은 앞 다퉈 규제완화에 나서고 있어 우리 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보다 적극적인 규제개혁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