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美금리 추가인하 논쟁

FRB "소비위축 지속" 월가선 "카드 아껴야"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더 금리를 내려야 할 것인가를 놓고, FRB 내부는 물론 월가 이코노미스트들 사이에서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28일 FRB가 발표한 조사 보고서(베이지북)는 일부에서 회복 조짐이 나타나고 있지만, 미국 경제가 전반적으로 가라앉고 있다고 밝혀,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다. 베이지북은 자동차 판매가 증가한 사실을 제외하고 소비가 전반적으로 위축되고, 제조업 생산은 더욱 악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로렌스 마이어 FRB 이사는 지난 27일 "금리가 0%에 근접했다는 이유만으로 중앙은행이 금리 인하를 하지 않는다는 것은 잘못된 견해"라며 오는 12월 11일에 금리를 또 인하할 것임을 시사했다. 그는 그동안 "지나친 금리 인하가 인플레이션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함으로써 앨런 그린스펀 의장의 금리 인하정책에 도전한 인물로, 그의 이 같은 발언은 이례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는 경기침체로 인플레이션이 낮아지고 있기 때문에 실질금리가 마이너스로 떨어지는데 대한 걱정을 할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월가 이코노미스트들은 실질금리가 이미 마이너스로 떨어졌고, 경기침체가 제조업 투자 위축에서 발생한만큼 금리 인하의 효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기 때문에 FRB가 남아있는 실탄마저 소모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한다. 뉴욕 채권시장에서는 마이어 이사의 발언을 계기로 미국 국채(TB) 금리가 소폭 하락하고, 채권딜러들 사이에서 올 마지막 FRB 모임에서 0.25% 포인트 이자율을 인하할 것으로 믿는 비율이 34%에서 58%로 상승했다. TB 금리는 이달초 FRB가 더 이상 금리를 인하할 여력이 없다는 전망에 따라 급등했었다. 연초까지만 해도 대폭적인 금리인하를 요구해온 뉴욕 월가의 분위기가 급변하고 있는 것은 이자율이 더 내려가면 일본처럼 된다는 불안감 때문이다. 경기가 살아나지 않은 상태에서 중앙은행이 무장해제될 경우 일본처럼 정책수단을 모두 잃고, 장기불황에다 디플레이션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뉴욕=김인영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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