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구본준-김쌍수’ 쌍두체제 강화

LG그룹 5개 전자 계열사는 17일 총 12명을 승진시키고 34명을 신규 임용하는 대규모 임원 승진인사를 단행했다. 이에 따라 손진방 LG전자 부사장이 중국지주회사 사장으로 승진하고, HLDS 대표를 맡아온 박문화 부사장이 사장승진과 함께 정보통신사업본부장에 올랐다. 김쌍수 부회장이 겸임하던 디지털어플라이언스(DA) 사업본부장에는 이영하 부사장이 선임됐다. 또 조영환 LG마이크론 부사장이 사장으로, LG전자의 윤홍식(세탁기사업부장)ㆍ안승권(UMTS사업부장)ㆍ변경훈(모스크바지사장)상무, 최상용 LG필립스디스플레이 상무, 하형태 LG마이크론 상무, 최인철 HLDS 상무, 김원욱ㆍ김우식 LG필립스LCD 상무가 각각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K-K 구도 구축= 이번 인사는 `K-K 구도`를 공고하게 구축 했다는 게 가장 큰 특징이다. 구본준 LG필립스LCD 부회장과 김쌍수 LG전자 부회장의 쌍두 체제 아래 그룹 핵심인 전자 계열사를 꾸려나가겠다는 포석이다. 특히 구본준 사장의 부회장 승진은 최대 캐시카우인 LCD사업에 대한 역량을 집중시키는 동시에 구씨 일가의 안정적 경영구도를 구축 시키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포석이다. 아울러 손진방 부사장이 승진하고 윤홍식 부장이 부사장으로 승진하는 등 DA 출신이 발탁돼 김 부회장의 친정체제를 강화시켰다. ◇분위기 쇄신 인사로 위기국면 돌파= LG는 예상외로 주력계열사 인사를 예년보다 다소 앞당겼고, 인사 형태도 12명을 승진시키고 34명의 임원을 신규 임용하는 등 대폭으로 단행했다. 신규임원 24명중 20명(82%)이 45세 이하이고 평균연령도 43.6세로 낮아졌다. 분위기 쇄신과 위기 돌파를 염두에 둔 포석이다. 아울러 그룹이 금융업을 포기하고 전자 등을 뼈대로 하는 이른바 `도시바형`사업형태를 표방한 점에 걸맞게 조직을 전면 재편했다. ▲북미ㆍ유럽지역의 브랜드 파워확대를 위해 두 지역에 총괄조직을 신설, 부사장급 이상 인사를 전진 배치한 점 ▲승부 사업인 PDP 및 LCD TV 전담 마케팅 조직을 신설한 것 등이 이를 뒷받침한다. `분위기 쇄신` 차원 큰폭인사 없을듯 ■ 다른 그룹 인사 전망 `불법 선거자금 한파` 속에서 재계의 인사가 상당기간 늦춰질 것이란 예상을 깨고 LG그룹이 17일 핵심 계열사의 인사를 매듭지음에 따라 주요 그룹들의 인사 향방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재계에 따르면 LG를 제외한 나머지 그룹들의 인사는 이 달 말과 내년 1월에 걸쳐 단행될 예정이다. 하지만 그룹별 정황을 볼 때`분위기 쇄신` 차원에서 큰 폭의 인사를 할 것이라던 관측은 일단 빗나간 것으로 보인다. 삼성그룹의 경우 내년 1월 15일 전후로 정기 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정치 비자금과 관련, 향후 거취에 관심을 모았던 이학수 구조조정본부장(사장)은 일단 유임쪽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상무의 승진 여부도 관심사다. 그룹 사장단 인사는 실적과 재임기간 등을 감안, 중폭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임원들의 승진 폭은 글로벌 경험자를 중심으로 큰 폭으로 이뤄질 것으로 전해졌다. SK그룹은 당초 오는 20일을 전후해 연말 정기인사를 단행할 예정 이었던 게 연말이나 내년초로 늦춰진 상황. 손길승 회장의 거취에 따라 폭이 결정되겠지만, 큰 폭으로 흔들리지는 않을 것 이란 게 그룹측 설명이다. 최태원 회장의 의중을 읽을 수 있는 인사들의 힘을 실어주는 선에서 `제한적 분위기 쇄신`이 이뤄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현대자동차그룹은 부장급 이하는 이달 말 실시한다는 방침을 세웠지만 중역 인사의 시기는 아직 결정짓지 못한 상황. 그룹 인사팀 관계자는 “올해에는 1월말에 실시했지만 대선자금 수사 등 여러 건이 맞물려 2월로 늦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지난 8월 대폭의 수뇌부 인사가 있었던 탓에 대폭 인사는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밖에 금호는 이달 말 인사가 있을 예정인데 소폭으로 이뤄질 전망이며, 한진과 효성은 2월, 포스코와 롯데 등은 3월께 각각 인사를 단행할 방침이다. <김영기기자 young@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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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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