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글로벌벤처] 커머스 21

[글로벌벤처] 커머스 21 시부야(涉谷)에서 북쪽으로 조금 떨어진 니시신주쿠(西新宿)역. 지하철역 통로를 타고 밖으로 나오면 50층짜리 '아이란도타워(I-Land Tower)' 빌딩이 한눈에 들어온다. 이곳 20층에 자리잡은 커머스21(대표 이상훈)은 일본 벤처시장에서 최근 크게 주목받는 전자상거래 솔루션 개발업체로 도약했다. 99년 12월 법인설립한 뒤 지난해 6월 비로소 본격적인 영업을 시작한 커머스21은 겨우 1년만에 미국의 브로드비전에 이어 일본내 시장점유율 2∼3위권을 형성하고 있다. 경쟁업체인 IBM과 오라클 등도 이 같은 성과를 놀라운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이상훈 사장은 "일본시장을 이해하는 데만 10개월이상 보냈다"며 "수많은 제품 테스트 과정을 거치고 이제 일본시장에서 제품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1년간 그는 일본 현지에서 실전경험을 하지 않으면 풀 수 없는 갖가지 문제를 해결하느라 바쁜 일정을 보내야 했다. "일본 시장에 진입하려면 철저한 제품 테스트를 거쳐야만 한다는 사실을 피부로 느꼈다"며 "일본에 진출하기 전에 90%이상 제품 테스트를 완료했지만 이곳에 진출한 뒤 한국에서 썼던 제품개발비용, R&D비용과 똑같은 액수가 또다시 지출됐다"고 털어놨다. 커머스21은 QA(Quality Analysis)등 테스트 비용에만 10억원 이상을 쏟아 부었다. 세금문제를 포함, 멀티랭귀지, 환율 문제 등 갖가지 예상치 못한 변수도 떠올랐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놀라운 성과도 얻어냈다. 다이마루백화점, 라이코스재팬, 코로스빔네트웍스, 라쿠텐 등 굵직한 일본 기업에 전자 상거래 솔루션을 수주, 레퍼런스(Reference)사이트를 15개로 늘린 것. "해외 진출 벤처기업의 가장 큰 애로는 제품의 브랜드 파워가 없다는 것입니다. 더구나 국가의 브랜드 파워도 미국이나 유럽에 비해 떨어지기 때문에 시장을 공략하는 데 오로지 기술력에만 의지해야 합니다. 일본기업 제품보다는 훨씬 뛰어나야 하고 최소한 미국제품과는 동등한 품질은 갖고 있어야 인정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상훈 사장은 글로벌 마케팅을 위해서는 기술경쟁력은 기본이고 브랜드 파워와 현지 레퍼런스 확보, 현지기업과의 파트너십이 중요한 포인트라는 점에 목소리를 높였다. 커머스21은 지난해 연말 일본 현지에서 약40억원 규모의 자금을 유치하며 자본금을 3억 8,000만엔에서 4억 1,000만엔으로 늘렸다. 유상증자 형태로 동양정보시스템(TIS)과 인큐베이터벤처스캐피털 등 두 곳이 액면가의 12배인 주당 60만엔에 각각 6,000만엔과 3억엔씩 출자했다. 이 자본유치로 커머스21의 현지 합작 파트너는 쇼에이샤, 컴텍, 엘텍스 등 3개사에서 5개사로 늘었다. "한국에 비해 마케팅 비용이 4배이상 들어간다는 점과 2년 안에 일본에서 확실히 자리매김해야 한다는 필요성 때문에 앞으로도 추가 투자유치는 필요한 상태"라는 게 이상훈 사장의 설명. 커머스21은 현재 한국법인인 이네트(대표 박규헌)의 제품을 일본 현지에 내다파는 라이센스 수익이 매출의 80%를 차지하고 있다. 컨설팅과 EC, 웹 교육에서 오는 수익이 나머지 20%를 차지하지만 곧 컨설팅과 EC, 웹교육 분야 매출을 30%로 늘릴 계획이다. 올해 기대하는 총 매출은 100억원. 직원은 파견 및 장기계약 아웃소싱 인력 20명을 포함 약 60여명이다. 한국의 이네트가 지분 50%정도를, 커머스21 임직원이 20%, 나머지는 현지 투자자가 소유하고 있다. 현지화 전략 차원에서 곧 일본인 CEO를 영입할 계획이다. 최근 모바일분야 진출을 위해 현지 조인트벤처도 물색하고 있으며 NTT데이터와도 파트너 관계를 추진하고 있다. 이상훈 사장은 "한국은 제휴관계를 결정하는데 단 1개월이면 충분하지만 이곳은 6개월 이상이 필요하다"며 "모든 중요 의사결정은 한국보다 훨씬 더 엄격하고 보수적으로 진행돼, 5~6배의 기간이 소요된다"고 강조했다. 국내기업의 일본벤처시장 진출에 대해 "EC, 인터넷, 보안, 커뮤니티, 솔루션 영역이 가능성이 높은 분야"라며 "최소 내년 연말까지는 시장진입에 성공해야 현지기업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벤처로 자리매김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03)5908-2021 홍병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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