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새 영화] '시실리 2㎞'

웃기는 호러 무서운 코미디

13일 개봉하는 ‘시실리 2km’는 ‘신개념 펑키 호러’라는 광고 문구 만큼이나 그 장르명을 짓기 쉽지 않는 영화다. 하얀 소복 입은 귀신이 중간중간 등장하지만 그것만으로 ‘공포물’이라고 하기엔 뭔가 부족하다. 이마에 대못이 박힌 등장인물이 강시처럼 튀어 나오는가 하면, 주인공은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채 마을을 헤집으며 뛰어다닌다. 공포와 슬랩스틱 코미디, 액션에 로맨스까지 섞인 ‘정체불명’의 영화다. 다이아몬드를 훔쳐내 조직을 배반하고 도망친 석태(권오중)는 교통사고를 내고 한 마을에 불시착한다. 그곳은 ‘시실리’에서 2km 떨어졌다는 이름 모를 마을. 분위기는 짐짓 평화로워 보이지만, 화장실에서 넘어져 기절한 석태에게서 다이아몬드를 발견한 후 마을 사람들은 변해가기 시작한다. 다이아몬드에 눈이 어두워진 마을사람들은 석태를 산 채로 벽에 매장해 버린다. 조직의 중간보스인 양이(임창정) 일행이 석태를 찾으러 마을에 도착하지만 동네 사람들은 “그런 사람 본 적 없다”며 시치미를 뗀다. 뭔가 수상쩍음을 감지한 양이. 석태가 이 마을에 있다는 걸 직감하고 마을 사람들과 한 판 승부에 나선다. ‘정체불명’ 장르의 이 영화는 결국 ‘관객 웃기기’라는 코믹 영화의 근본 목적에 충실해 있다. 그 무기는 ‘황당함’이다. 영화는 조직폭력배와 시골 마을사람이라는 전형적 캐릭터를 내세웠지만, 조폭을 곡괭이로 찍어대는 마을사람들과 귀신(임은경)을 쫓기 위해 알몸으로 마을을 뛰어다니는 조폭들은 전형적 ‘선악’과는 거리가 있다. 충청도 사투리를 쓰며 눈물을 찍어내는 귀신에게선 서늘함보단 불쌍함이 앞선다. 등장 인물 모두 탄탄한 연기를 내세우지만, 그 중 조폭 막내(?)로 등장하는 우현(양해주)의 캐릭터는 관객을 사로잡기 충분하다. ‘반지의 제왕’의 ‘골룸’을 쏙 빼 닮은 외모와 시종일관 분위기 깨는 대사들로 ‘조연’으로서의 감초 역할에 충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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