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소버린] 한국선 SK·日선 UFJ 매집

SK에 대한 적대적 인수ㆍ합병(M&A) 시도로 유명세를 탄 외국계 투자사 소버린이 한국과 일본에서 벌인 최근 투자 전략을 보면 두 국가를 바라보는외국인의 시각차를 엿볼 수 있다. 소버린이 지난해 3월 국내 증시에서 ㈜SK 주식 사냥에 나서기 3개월여 전일본에서는 부실 여신으로 경영난을 겪고 있던 은행 UFJ를 집중 매수, 5.11%의 지분을 확보했다. UFJ와 SK의 공통점은 경영난과 부실 회계 등 위기 상황으로 주가가 크게 하락했다는 점. 반면 SK는 국내 대표 그룹 지주회사이면서 업황 개선 추세 를 보인 화학업종인 데 비해 UFJ는 부실을 털어내기 위한 작업이 한창인 은행주라는 게 다르다. 조용찬 대신증권 수석연구원은 “일본의 경우, 은행업종은 지난해 구조조정 마무리 국면에 접어들면서 기업 체질이 크게 개선되고 있는 상황이었다 ”며 “외국인들은 지난해 엔화 강세와 내수 회복의 수혜주로 부상할 일본 금융주를 집중 매집했다”고 설명했다. 아시아 정보기술(IT)주에 주목하면서도 외국인은 국내 시장에서는 정유주를, 일본에서는 은행주에 비중을 높였던 점에서 투자 전략의 미묘한 차이를 보였다. 소버린은 장기적으로 성장 전망이 밝은 ‘저평가주’에 집중 투자하는 외국인 투자자의 전형을 보여준 셈이다. 실제로 이 같은 투자로 소버린은 ㈜SK 한 종목만으로 1년새 7,000억원 가까운 평가차익을 기록한 것을 비롯해 두 종목만으로 1조원이 넘는 평가익을 챙긴 것으로 증권업계에서는 추정하고 있다. 소버린이 국내에서는 기업 사냥꾼으로 비쳐지며 재계는 물론 증시에서도 따가운 시선을 받았던 반면 일본에서는 부실 기업 주식을 사들이며 기업 체질 개선에 일조한 투자자로 인식되고 있다. 이는 외국인 투자자를 보는 한ㆍ일 증시의 뚜렷한 시각차를 보여주는 대표 적인 사례로 꼽힌다. 소버린의 오너인 챈들러 형제는 지난해 일본을 방문해 기자회견을 통해 스 포트라이트를 받은 반면 국내 증시에서는 자산 운용가인 제임스 피터 대표 를 통해 SK 매입 배경 등에 해명을 하는 수준에 그치는 등 수세적인 자세를 보인 것도 대조적이다. / 홍병문기자hbm@sed.co.kr <저작권자ⓒ 한국i닷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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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병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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