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17대 대통령을 맞으며] 국가 경영 성공하려면

[17대 대통령을 맞으며] 국가 경영 성공하려면 김병주 (서강대 명예교수·경제학) 이명박(MB) 대통령 당선자는 “낮은 자세로 겸손하게” 모든 국민에게 봉사할 것임을 다짐했다. 그것이 단순한 수사학적 표현이 아니라 진솔한 약속이기 위해서는 무엇이 그를 승자의 자리에 오르게 했나 되짚어야 한다. MB대통령 만들기의 최대 공로자는 바로 노무현 대통령이다. 그의 언동에 대한 국민의 실망과 분노가 네거티브 술수에도 불구하고 흔들리지 않고 MB를 밀어준 정서적 기반이다. MB는 대중매체의 눈부신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감미로운 술잔을 들고 있는 이 순간 기억할 일이 몇 가지 있다. 당선 직전까지 다수의 방송ㆍ신문들이 MB폄하 보도 나팔수였고, 취임 후 실정(失政)이 드러나는 날 MB 역시 점차 등돌리는 민심의 매서움을 동감하게 될 것 이라는 사실이다. 민심은 변한다. 무엇보다도 노대통령의 전철을 밟지말아야 한다. 독선과 아집, 증오, 편가르기, 좌파적 이념, 굴욕적 대북 정책이 현 여권의 패배요인이다. 새 대통령은 입은 무겁게 하고 항상 귀는 열어 놓되, 달고 쓴 말의 속 맛을 가릴 줄 알아야 한다. ‘불도저’라는 별명이 추진력을 높이사는 애칭인 동시에 충고를 무시하는 고집불통의 다른 이름이다. 독불장군은 없다. 주변에 각 분야의 경륜있는 전문가들을 둬야 한다. 선거 중 제기된 의혹을 거울삼아 공사(公私)구분에 철저하고 속임수 면역약을 상비해야 한다. ­‘성공시대 영웅’ 신화를 만들어낸 MB가 경제 살리기 적임자로 믿고 선택받았다. 흔히 말하는 ‘잃어버린’ 10년, 또는 20년 국민경제가 표류한 까닭은 경제를 경시하고 이런저런 색깔의 이념성향 (과거사 정리, 좌경화, 통일지상)을 중시했기 때문이다. MB가 지향하는 시장중시, 경제촉진, 성장을 통한 분배개선, 작은정부, 개방과 글로벌 스탠더드 추구 등 목표설정에 다수 국민이 공감한다. 치열해지는 국제 경쟁 속에서 MB는 ‘747’ 등 공약사항을 임기 내에 모두 실천할 수 없다. 대운하를 포함한 전체 공약사항을 재검토하고 과감히 취사선택해야 한다. 선거 중 표몰이용으로 끼워넣은 사항들은 과감히 털어내고 임기 5년의 시간제약과 가용자원제약을 감안해 대폭 줄이는 선택과 집중이 있어야 성공한 정부로 역사에 남게 된다. 세계 경제 속 한국의 위상이 반세기만에 최빈국에서 선진국 문턱까지 치솟아 오를 수 있었던 원동력은 첫째도 사람, 둘째도 사람이다. 개발 초기에는 정부 테크노크라트들이 입안한 개발전략에 매진한 기업인과 땀흘린 근로자들이 고도성장 일궈냈다. 국제화와 시장개방 이후 관료의 구실이 축소되고 민간기업인들의 몫이 확대되면서 경제성장이 지속됐다. 그러던 경제가 최근 왜 활력을 잃었나. 그것은 기업의욕이 감퇴됐기 때문이다. 기업 재무구조가 개선돼 사내유보가 아무리 높이 쌓여도 정부가 규제 족쇠를 틀어쥐고 있고 강성노조의 무법시위가 방치되는 풍토에서 선뜻 투자에 나설 바보 기업인은 없다. 경쟁에 이겨 잘사는 사람을 죄인 다루듯 했다. 기업인 특히 대기업 경영자들은 언제나 소환될 수 있는 미결수였다. 그들이 돈을 투자해 기업을 키우도록 부추겨야 일자리가 늘고 세금이 늘어난다. 그들의 소비를 지탄 말아야 돈이 돌고돌아 서민층으로 흘러내린다. 그러나 현 정권은 각종 규제를 앞세워 으름장 놓기에 급급했다. 경쟁사회에서는 승자뿐만 아니라 패자도 발생한다. 이들을 배려하는 사회 보호 안전망이 잘 갖춰져야 사회 화합이 가능하다. MB의 빈한했던 청소년기 경험을 살려 낙후계층에 대한 배려가 있을 줄 안다. 경제가 튼튼해야 바른 정치가 가능하고 그 반대도 성립한다. 민주정치에서 인기영합은 정치인에게 필요악일 것이다. 그래서 신용불량자 대사면 같은 공약이 등장했을 것이다. 청화대는 유리집이다. 섣불리 내 뱉은 말 한마디가 국민의 인내심을 시험할 수 있다. 어떻게 보면 MB는 성품과 인생경험이 전직자와 닮은 데가 있다. 그렇기에 차별화 노력을 해야 한다. 사막 모래바람을 무릅쓰고 다져진 도전적 기업 정신과 청계천 부활에서 보여준 탁월한 갈등 해결사 기질을 토대로 국가경영에서도 성공하는 대통령이 돼주길 기대한다. 입력시간 : 2007/12/21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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