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향에서 피어나는 '무위자연'의 경지

2일 백악미술관에서 열린 서예가 권혁승(전 서울경제신문 사장)씨의 희수서전(喜壽書展)에 참석한 인사들이 개막 테이프를 자르고 있다. 홍재형(왼쪽부터) 전 부총리, 나웅배 전 부총리, 조순 전 총리, 권 전 사장, 한영숙(권 전 사장 부인)씨, 남덕우 전 총리, 이종승 서울경제신문ㆍ한국일보 사장, 김주현 서울대 의대 교수. /최흥수기자

서예가 덕전(悳田) 권혁승(77)씨의 개인전인 ‘희수서전(喜壽書展)’이 2일 인사동 백악미술관에서 막을 올렸다. 73세라는 다소 늦은 나이에 서예에 입문한 작가가 필력을 갈고 닦은 지 5년 만에, 일흔일곱 살 ‘희수’를 맞아 연 첫 개인전이다. 묵향이 가득한 전시장에서는 단아한 기품의 한글 서예부터 전서ㆍ예서ㆍ초서ㆍ행서ㆍ해서 등 기본 5서체까지 다양한 작품을 볼 수 있다. 1층은 ‘무위자연’을 주제로 한 작품이 걸려 있다. 작가는 “누군가에게 무언가를 보여주기 위한 것이 아니라 늙어가는 삶 속에서 스스로를 담금질하는 노력”이라며 “사람이 늙어가면서 자연과 하나되는 모습을 ‘무위자연’에 담았다”고 소개했다. 2층 전시장은 ‘충효’가 주제다. 어머니를 그리며 덕전이 직접 시를 짓고 서예 거장 남전 원중식이 글씨를 쓴 ‘고향길’은 애틋한 울림을 전한다. 또 원로 언론인으로서 언론의 역할을 강조한 ‘역사창조’ 등의 글귀도 눈길을 끌었다. 이외에도 남덕우 전 총리, 조순 전 부총리가 쓴 축필을 감상하는 것도 또 다른 재미다. 이날 개막식에는 나웅배ㆍ진념ㆍ홍재형 전 부총리와 이종승 서울경제신문ㆍ한국일보 사장, 사공일 한국무역협회 회장 등이 방문했다. 서울대 상대를 졸업한 권씨는 서울경제신문 사장, 한국일보 편집국장 등을 지냈으며 현재 한국경제전략연구원 이사장 등을 맡고 있다. (02)734-42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