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회생프로그램을 신청해 법원으로부터 첫 개시결정을 받은 채무자들의 채무 및 변제계획 윤곽이 나왔다. 3억원 이상 고액 채무를 가진 전문직 종사자들이 신청의 대부분을 이룰 것이라는 당초 예상은 물론 채무액의 상당 부분을 탕감받게 돼 도덕적 해이가 우려된다는 지적과도 사뭇 다른 양상이어서 향후 추이가 주목된다.
서울중앙지법 파산부(차한성 수석부장판사)는 “지난달 23일부터 서울중앙지법에 접수된 104건의 신청사건 가운데 조모씨 등 5명에 대해 첫 개인회생 절차 개시결정을 내렸다”고 12일 밝혔다.
파산부에 따르면 개인회생 절차가 시작된 5명(여4ㆍ남1)은 매달 120만~211만원의 지속적인 수입이 있는 직장인들로 집계됐다. 특히 은행ㆍ카드사 등으로부터 1억1,057만원의 빚을 진 조모(여ㆍ39)씨를 제외한 나머지 4명은 모두 1억원 미만의 빚을 안고 있으며 5인 평균 채무액은 7,100만여원이었다.
또 이들이 매달 갚아야 할 변제금액은 평균 88만원으로 이모(39)씨 등 3명은 총 채무액의 100%를, 나머지 2명도 총 채무액 대부분을 최장 8년에 걸쳐 갚게 된다.
아울러 빚을 갚는 기간 동안 매달 쓸 수 있는 생활비에 대해 이들은 국민기초생활보장법상 최저생계비보다 1.5배 많은 생활비를 모두 인정받았다. 김모(여ㆍ29)씨의 경우 법원은 김씨가 맞벌이 부부라는 점을 들어 4살짜리 자녀에 대해 절반의 부양의무만 인정, 부양가족 상 ‘0.5인’으로 산정해 눈길을 끌었다.
간호사 김모(여ㆍ26)씨와 회사원 김모(30)씨를 제외한 나머지 3명은 이 같은 내용의 변제계획안을 변호사 도움 없이 스스로 작성, 법원에 신청했다.
법원은 앞으로 이들과 이해관계에 있는 금융기관 등 채권자들에게 해당 사실을 통보, 이의제기 여부를 확인하고 채권자 집회 등을 거쳐 변제계획안을 최종 인가하게 된다.
파산부의 한 관계자는 “5명의 신청사건이 법원의 최종 인가를 받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최장 3개월”이라며 “이르면 오는 12월 이내에 인가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