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동십자각] 박재승 '뚝심' VS 안강민 '강단'

4ㆍ9총선을 한 달 앞두고 여야의 막바지 공천이 한창인 여의도 정가의 최대 화제는 단연 박재승(69) 통합민주당, 안강민(67) 한나라당 공천심사위원장의 행보이다. 박ㆍ안 위원장은 각각 전남 강진과 경남 마산 출신으로 영ㆍ호남을 텃밭으로 둔 민주당과 한나라당의 공천을 주도하는 과정에서 서로 다른 면모를 보이고 있다. 두 사람 모두 법조인으로 정치인의 생명을 좌우할 공천의 칼자루를 쥐고 대비된 모습으로 ‘공천혁명’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것이다. 강한 목소리를 내며 원칙을 고수하는 박 위원장의 뚝심과 조용하면서도 꼿꼿한 자세를 유지하는 안 위원장의 강단이 대조를 이룬다. 법조인 시절 각각 판사와 검사로 다른 길을 걸었던 박ㆍ안 위원장의 경험과 스타일이 공천심사에 고스란히 투영된 느낌이다. 박 위원장은 지난 1973년 서울형사지법에서 판사생활을 시작, 판사 5년차에 당시 서슬이 퍼렇던 중앙정보부의 민원청탁을 거절했다가 유신정권에 낙인 찍혀 곤욕을 치렀다. 안 위원장은 1995년 대검 중수부장으로서 철통보안 속에 치밀한 수사를 진행, 전두환ㆍ노태우 두 전직 대통령의 비자금을 밝혀냈다. 박ㆍ안 위원장은 이제 각각 민주당과 한나라당 간 공천쇄신 경쟁의 중심에 서 있다. 9일 현재 민주당은 비리 전력자 공천 배제 기준만 정한 채 아직 단 한명의 공천자도 발표하지 못하고 있다. 수도권 대부분의 현역의원 재공천설이 흘러나오면서 공천명단 발표에 급제동이 걸렸다. 반면 한나라당은 전체 지역구 245곳 가운데 서울 강남과 영남권을 제외한 162곳의 공천자를 확정 또는 내정했다. 공천에서 상당수 현역의원을 탈락시킨 ‘물갈이’도 가시화했다. 그런데도 분위기는 일단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회생의 몸부림을 하는 민주당이 압도하고 있다. 박 위원장에게 유권자들의 뜨거운 격려 메시지가 쏟아진다. 이에 비해 안 위원장은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 측 간 공천 계파싸움에 가려 상대적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덜 받고 있다. 그러나 아직 두 사람의 승부를 가리기에는 이르다. 공천의 성적표는 총선 결과로 나온다.두 사람은 마지막까지 초심을 잃지 않고 유권자의 눈높이에 맞춘 공천혁명이 무엇인지 분명하게 실적으로 보여줄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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