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실적경고 시즌' 악재 하락세 예상

인텔 실적발표 앞두고 기술주 향방촉각 뉴욕 증권시장과 친하지 않은 계절이 돌아왔다. 노동절(2일) 연휴를 끝으로 월가의 매니저와 트레이더, 애널리스트들이 여름철을 마무리하고 정상적인 영업을 시작하지만, 증권시장에는 곳곳이 지뢰밭이다. 호재보다 악재가 더 많이 쌓여있다. 9월 첫주 뉴욕 증시는 기업의 분기 실적을 경고하는 워닝 시즌(warning season)이 시작되는데다 거시경제지표들이 불안하게 나오고 있기 때문에 상승보다 하락세를 예상하는 애널리스트들이 많다. 9월은 시기적으로 3ㆍ4분기 마지막 달이기 때문에 내달에 분기실적을 공식 발표하기 앞서 상장사들이 실적 전망치를 투자자들에게 발표하는 시기다. 실적을 예고하는 많은 기업들이 실적 악화를 경고하기 때문에, 월가에서는 이를 워닝시즌이라고 부르고, 그 시즌의 첫주에는 증시가 상당히 불안하게 움직이는 경향을 보여왔다. 이번 주에는 특히 오는 5일에 세계최대 컴퓨터 칩메이커인 인텔이 3ㆍ4분기 실적 예상치를 발표할 예정이다. 인텔의 크레이그 배럿 사장은 지난주에 언론 인터뷰에서 "PC 수요가 늘어나지 않고 있기 때문에 3ㆍ4분기와 4ㆍ4분기에도 수익과 매출이 개선될 것 같지 않다"고 밝힌바 있다. 인텔의 실적이 어떻게 나오느냐에 따라 경기회복의 선행지수격인 기술주의 3ㆍ4분기 실적을 가늠할 수 있기 때문에 많은 투자자들과 애널리스트들이 이 발표를 지켜보고 있다. 또 반도체 회사로 S&P 500 기업인 내셔널 세미콘덕터도 분기수익을 발표할 예정이다. 한국 증시도 두 회사의 실적 발표에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거시지표로는 ▲ 공급관리연구소(ISM)이 발표하는 8월 제조업지수와 비제조업 지수 ▲ 8월 고용통계가 관심의 표적이다. ISM 제조업 지수는 전달보다 소폭 상승할 것으로 경제전문가들은 보고 있는데, 지난 7월에 워낙 많이 떨어졌기 때문에 주가를 떠받치는 힘을 형성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8월 실업률이 전달의 5.9%보다 올라가거나 신규고용창출 건수가 예상보다 나쁘게 나올 경우 경기가 또다시 하강하는 더블딥 가능성을 예고하기 때문에 증시에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지난주 5영입일 동안 다우존스 지수는 2.4%, S&P 500 지수는 2.6%, 나스닥 지수는 4.7% 하락, 지난 7월말 저점 이후 5주 연속 상승세를 마감하고 하락세로 돌아섰다. 이번주 뉴욕증시는 노동절 휴일로 인해 3일(화)부터 4일간 개장한다. ▶ 9~10월 위기설 가을을 시작하면서 뉴욕증시에 곰이 되돌아올 것이라는 전망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 8월에 주가가 크게 회복한 듯 보였지만, 한달을 마감했을 때 다우존스 지수는 0.8%, 나스닥 지수는 1% 하락, 21년만에 처음으로 5개월 연속 하락세를 기록했다. 7월 23일의 저점 이후 일주일간의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한 것이다. 네드 데이비드 연구소에 따르면 지난 100여년 동안 9월의 주가는 다우존스 지수 1.09%, S&P 500 지수 1.15% 하락, 2ㆍ5월과 함께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도 3ㆍ4분기 수익 예고와 함께 미국 경제가 다시 꺾일 조짐을 보이기 때문에 애널리스트들은 올해 9월도 두려워 하고 있다. 비관적 견해를 가진 퍼스트 콜의 척 힐 소장 등은 9~10월에 뉴욕 증시는 7월 23일의 저점을 다시 테스트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낙관론자들도 증시가 상승하기보다는 진폭이 큰 조정장세가 될 것이라며 한발 빼고 있다. 9월은 한해전 알카에다 테러리스트들에 의해 뉴욕 월가가 잿더미로 된 달이다. 뉴욕 증시의 많은 투자자들이 한해 전의 기억을 되살리며 심리적으로 불안해 할 것이며, 새로운 이슈로 떠오른 이라크 공격도 편안한 뉴스를 제공하지 않고 있다. 많은 미국인들이 테러를 이기기 위해 애국심을 호소하고 나설 것으로 보이나, 지난해 테러 직후에 불탔던 뉴욕 월가의 애국심이 증시에 나타날지는 미지수다. ▶ 불안한 수익전망 기업 수익 예측기관인 퍼스트 콜은 올 3ㆍ4분기 S&P 500 기업의 수익이 전년대비 11.4%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이 예측치가 한달전의 16.6%에 비해 하향조정된 것이며, 지난해 3ㆍ4 분기 미국 기업 수익이 테러의 영향으로 극도로 악화됐던 점을 감안하면 올해도 낙관할 수 없는 상황이다. 지난주 PC메이커인 휴렛패커드(HP)는 컴팩 컴퓨터와의 합병후 첫 회계분기(5~7월)에 20억3,000만 달러의 적자를 냈다고 발표한데 이어 선마이크로 시스템스, 노벨리스 시스템스등 기술주들이 일제히 실적 악화를 예고한 점을 감안하면, 수익 개선을 기대하기는 아직 이르다는 것이 월가의 지배적인 견해다. 뉴욕=김인영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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