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윤재씨 영장청구 임박

검찰, 김상진씨한테 수천만원 받은 정황증거 확보

건설업자 김상진(구속)씨로부터 금품수수 혐의를 받고 있는 정윤재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이 18일 딱딱하게 굳은 표정을 지으며 피내사자 신분으로 부산지검청사에 들어서고 있다. /부산=이성덕기자

부산 건설업자 김상진(42)씨 비호 의혹을 받고 있는 정윤재(43)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이 18일 피내사자 신분으로 검찰에 소환되면서 검찰 수사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 검찰이 지난달 31일 보완수사에 착수한 후 20여일 만에 각종 의혹의 핵심에 있는 정 전 비서관을 전격 소환한 것은 정 전 비서관을 사법처리할 자신이 있음을 내비친 것으로 볼 수 있다. 검찰은 수감 중인 김씨로부터 올해 초 청와대에 재직 중이던 정 전 비서관에게 수천만원을 전달했다는 진술을 받고 관련 정황 증거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의 한 관계자는 이날 “정 전 비서관을 상대로 김씨로부터 수천만원을 받은 명목과 경위에 대해 추궁했다”고 말했다. 검찰은 정 전 비서관이 돈을 받았다면 지난해 7~8월 김씨를 정상곤(53) 전 부산지방국세청장에게 연결시켜주는 등 세무조사 무마 청탁을 도와준 데 대한 사례금일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에 따라 검찰은 혐의가 사실로 드러날 경우 곧바로 정 전 비서관에 대해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를 적용,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검찰은 또 연산동 재개발사업과 관련, 정 전 비서관이 재향군인회 대출과 시공사 선정 과정에서 압력을 행사했는지 여부도 조사하고 있다. 재향군인회는 지난 2005년부터 지난해 상반기까지 김씨가 실소유주로 있는 I사에 김씨가 요구한 100억원보다 훨씬 많은 940억원을 대출해줘 대출 과정에 의혹의 눈길이 쏠리고 있다. 검찰은 이와 별개로 연산동과 민락동 재개발과 관련해 금융권과 부산시 등 책임자급의 줄소환과 지금까지의 계좌추적을 바탕으로 김씨를 압박, 정 전 비서관 이외에 금품 로비를 벌인 부산 지역 정ㆍ관계 인물을 밝혀내는 데도 주력하고 있다. 한편 검찰은 정 전 청장이 묵비권을 행사하고 있는 가운데 김씨로부터 세무조사 무마 청탁과 함께 받은 1억원이 ‘제3자’에게 건네졌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1억원의 사용처를 밝히는 데도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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