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백상경제연구원 시사진단] (주제발표) 정재영 성균관대학교 부총장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인류는 자유주의 시장경제와 사회주의 계획경제라는 두 가지 체제를 실험했으며, 결과는 자유주의 시장경제의 승리로 끝났다. 시장경제가 완벽한 제도는 아니지만, 인류가 지금까지 만들어낸 제도 중 가장 뛰어난 것이라는 점이 입증된 셈이다. 자본주의가 제대로 작동되기 위해서는 제도를 운영하는 사람들의 특별한 정신적 자세가 필요하다. 그것이 바로 `기업가 정신`이다. 자본주의 시장경제의 원동력은 기업에서 나오며 기업발전의 핵심은 기업가에 있다. 기업가는 위험을 감수하며 창조적 파괴를 계속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사람이다. 현실에 안주하며 창조적 파괴를 하지않는 기업가는 더 이상 기업가가 아니라 관료화된 전문가 또는 관리자에 지나지 않는다. 기업가는 돈만을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들이 새로운 세계를 개척한다`는 자긍심과 사명감이 있기 때문에 열심히 일을 한다. 꿈과 자기실현을 하기 위해 일을 한다는 것이다. 우리가 1만달러의 국가가 된 배경에는 자신의 일을 천직으로 알고 맡겨진 일에 최선을 다하는 한편 종래와는 다른 방식으로 도전해 극복하겠다는 강인한 도전정신을 갖고 불철주야 일한 기업가들의 역할이 컸다. 오늘 우리의 현실은 어떤가. 모든 기업가들을 정경유착, 부정부패, 탈세, 뇌물, 투기, 불법선거자금 등과 연관시켜 부정적 시각으로 보는 경향이 강하다. 이런 분위기에 더해 과도한 규제, 복잡한 인허가 제도, 불법파업 등으로 기업가들은 성취의욕과 도전정신을 상실하고 있다. 지금 우리는 고용 없는 성장, 엄청난 신용불량자와 가계부채, 내수경기 위축의 장기화, 근로 빈곤층의 증가 등 풀어야 할 시급한 과제들이 많다. 우리 경제는 어느때보다 왕성한 기업가 정신을 가진 사람들을 필요로 한다. 기업가들이 다시 한번 자신과 사회를 위해 그들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기를 살려줄 필요가 있는 것이다. 정부는 정경유착을 막을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고, 규제를 완화해 기업가들이 마음 놓고 자유경쟁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 다양한 기회를 통해 자본주의 시장경제를 바르게 이해하도록 하는 대국민 교육과 글로벌 스탠더드에 입각해 노사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사회적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 승자에게는 명예와 부를 안겨주고, 패자에게는 따뜻한 격려로 다시 뛸 수 있는 기회를 줄 수 있도록 사회안전망을 구축하는 것도 필요하다. <논설위원(경영博) srpark@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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