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무부 고위관리는 2일 북한이 고농축우라늄(HEU) 프로그램 보유를 부인하고 있는 것과 관련, “미국 정부는 북한이 HEU 프로그램을 추진하고 있다는 구체적인 증거들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최근 방한했던 이 고위관리는 “미국이 북한의 HEU프로그램 추진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2002년 11월 제임스 켈리 차관보가 방북했을 때 북한 스스로 밝혔던 내용만을 근거로 하는 것은 아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북한은 우라늄 농축과 관련해 오랜 기간 상당한 규모로 중요한 작업을 진행해 왔다”면서 “미국 정부는 북한의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에 대한 확신을 갖고 있으며 북한이 이를 부인하는 것은 유감”이라고 말했다.
이 고위관리는 그러나 북한의 HEU프로그램을 뒷받침하는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그는 “고농축우라늄을 이용한 핵무기 개발은 플루토늄 방식에 비해 에너지 소모와 열 발생이 적어 훨씬 쉽게 숨길 수 있다”면서 “세계 여러 나라가 고농축 우라늄 방식의 핵개발에 집착하는 것은 이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이 관리는 “북한이 HEU 프로그램 보유를 부인하고 있는 것이 2차 6자회담 재개에 결정적 장애가 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면서 “그러나 북한이 HEU 프로그램을 포함해 모든 핵무기프로그램을 완전히 포기하도록 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북한 핵 문제 해결을 위해 설정한 시한은 없다”면서 “미국 정부는 관련국들과 협조해 인내심을 갖고 6자회담 틀 속에서 대화를 통해 북한 핵 문제 해결을 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준현 기자 dejavu@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