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자원개발, 국익차원 체계적 지원 나서야

‘유전게이트’에도 불구하고 정상적인 해외자원개발은 국익을 위해 더욱 체계적 지원과 국민적 지지가 뒤따라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SK㈜가 참여해 진행하고 있는 베트남유전(15-1광구.위)과 이집트 유전(북자파나라 광구.아래) 개발모습.

해외자원개발, 국익차원 체계적 지원 나서야 '유전게이트'로 위축우려SK㈜·대우인터등 최근 잇단 대박 불구위험성 높아 경영 노하우 없으면 쓴맛중장기계획·인력확보등 인프라구축 절실 ‘유전게이트’에도 불구하고 정상적인 해외자원개발은 국익을 위해 더욱 체계적 지원과 국민적 지지가 뒤따라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SK㈜가 참여해 진행하고 있는 베트남유전(15-1광구.위)과 이집트 유전(북자파나라 광구.아래) 개발모습. • 전문성없는 철도公 선뜻 나선이유 의문 해외자원개발 열기가 소위 ‘유전게이트’(철도공사의 러시아 유전개발 실패 및 이광재 열린우리당 의원이 이에 연루된 의혹)에 대한 감사원 특감과 검찰 수사가 이어지면서 얼어붙고 있다. 에너지 97%를 수입에 의존하는 우리나라는 지난해부터 불어 닥친 고유가에 해외자원개발을 국가적 ‘어젠다’(AGENDA)로 설정, 정부가 최근 예산 확대 및 유전펀드 설립 등 각종 지원책을 내놓은 바 있다. 석유공사, 한국전력, 가스공사 등 공기업과 SK㈜, GS칼텍스 등 정유사, 그리고 대우인터내셔널, LG상사, 삼성물산 등 종합상사들도 97년 외환위기 이후 모처럼 만에 해외자원개발에 뜨거운 관심을 보이며 투자를 대폭 늘리고 있다. 척박한 자원개발시장을 개척해온 이들은 7년 만에 찾아온 해외자원개발에 대한 관심이 채 1년도 못돼 자취를 감추지 않을 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온 나라를 뒤숭숭하게 한 유전게이트에도 불구하고 정상적인 해외자원개발은 국익을 위해서도 더욱 체계적 지원과 국민적 지지가 뒤따라야 한다는 게 업계 종사자와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자원개발사업이 얼마나 어려우며 축적된 경험과 노하우(Know-how)가 필요한 것인지는 이번 유전게이트가 반증하고 있다. 국가기관인 철도청이 돈과 인력을 배경으로 뛰어들어도 전문성이 없으면 쓴 맛만 볼 수 밖에 없는 게 자원개발 사업이다. 그럼에도 자원개발사업이 각광 받는 한 이유는 ‘위험이 큰 만큼 수익도 대단하기 때문’(High Risk High Return). 대우인터내셔널의 미얀마 A-1 가스전 대박이 단적인 예다. 대우그룹의 모태면서도 대우 몰락과 함께 워크아웃 기업으로 전락한 대우인터내셔널은 지난해 1월 미얀마에서 날아온 낭보 한 장을 거머쥐고 승승장구 중이다. 이 회사가 개발운영권 및 지분 60%를 쥐고 있는 미얀마 해상광구에서 대규모 가스전을 발견한 것. 정확한 매장량은 여전히 확인 단계지만 시간이 갈수록 가스매장 징후가 확연해지자 대우인터내셔널의 주가는 2년도 안돼 3~4배가 뛰었다. 워크아웃도 지난해 연말 졸업한데다 에너지개발팀과 이태용 사장은 언론의 집중 조명을 받으며 각종 정부 및 민？포상을 휩쓸고 있다. 자원개발사업은 국민적 호응과 지지도 역시 높다. 업계 관계자들은 “오일쇼크 등을 겪으며 온 국민이 워낙 석유 한 방울 안 나오는 설움을 크게 느껴 다른 사업과 달리 여론의 호응도 좋은 편”이라고 입을 모은다. 실제 외국 투기자본인 소버린과 경영권을 놓고 건곤일척의 한 판 승부를 벌였던 SK는 “에너지독립국의 꿈을 이루는 데 앞장섰다”는 기업이미지를 앞세워 올 주총에서 소버린에 KO승을 거뒀다. 국회는 SK만이 유일하게 이해가 걸린 해외자원개발법을 이례적으로 지난해 말 개정해줘, SK의 원활한 자원개발에 지원사격을 해주기도 했다. 이 같은 점들이 자원개발 사업에 빛과 꿀을 좇는 ‘꾼’들이 꼬일 수 밖에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철도공사가 이번에 관여한 ‘사할린6’ 광구처럼 경제성이 불투명한 사업, 매장근거 조차 불확실한 각종 자원개발사업이 ‘설’(說)로 난무한다. 석유공사 관계자는 “유전게이트에 연루된 ‘쿡에너지’처럼 이름도 들어본 적 없는 기업이 일 년에 20~30곳씩 사업제안서를 들고 온다” 며 “대부분은 사업성이 불투명해 돌려보낸다”고 말했다. 산업자원부의 한 고위관계자는 “생뚱한 자원개발사업을 들고 와 도움을 요청하는 민원이 한 달에도 수십건”이라고 털어놓았다. 그러나 자원개발에 따르는 각종 위험을 명확히 분석하고, 사업 추진의 전문성을 갖춘 기업들에 대한 지원과 투자는 지속돼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 지적이다. 고유가시대 자원개발 투자는 아무래도 위험이 더 크지만 당분간 유가 고공행진이 지속될 전망인데다 자원빈국인 우리 처지로서는 불가피한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유전개발 컨설턴트인 김덕민 박사는 “씨를 뿌리고 묘목을 심어 숲을 만드？마음으로 10~20년의 중장기 종합계획을 세우고 인력확보 등 자원개발 인프라를 튼튼히 해나가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손철 기자 runiron@sed.co.kr 입력시간 : 2005-04-14 16: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