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새영화] 아이언 팜

애인찾아 LA간 무예인 좌충우돌차인표와 김윤진이 호흡을 맞춘 '아이언 팜'은 애인을 찾기 위해 전자밥통 하나 달랑 들고 미국 땅으로 건너온 한 남자의 좌충우돌을 그린 로맨틱 코미디다. 미국 유학 중인 육상효 감독의 장편 데뷔작으로, LA 올로케 및 현지 스태프로 제작됐다. 5년 전 미국에서 소주 칵테일바를 열겠다는 꿈을 안고 혼자 LA로 떠나버린 애인지니(김윤진)를 찾아 미국에 건너온 '아이언 팜'(차인표). 애인을 찾겠다는 일념 하에 혹독한 영어공부와 함께 뜨거운 전자 밥솥에 손을넣었다뺐다하는 그만의 독특한 '철사장'(鐵砂掌) 수련으로 5년의 세월을 견뎌온 그였다. "한국과 한국식 이름은 미국행 비행기안 화장실에 모두 버렸다" 미국 땅에 첫발을 내디딘 그는 한국인 택시 운전사 동석(박광정)과 함께 '소주없이는 하루도 살 수 없어 했던' 지니를 찾아 LA의 소주방을 샅샅이 뒤진다. 그러다 우연히 한 술집에서 지니와 재회하지만 그녀의 태도는 쌀쌀하기만 하다. 더군다나 지니는 재미 사업가인 애드머럴(찰리 천)과 열애 중이었다. 하지만 그녀에 대한 아이언의 사랑은 한결같다. 지니도 일편단심인 아이언과 부,미국 시민권, 매너 등 완벽한 조건을 갖춘 애드머럴 사이에서 방황하기 시작한다. 남녀 간의 사랑을 코믹하게 풀어낸 '아이언 팜'에는 '부유한 나라' 미국에서 사랑과 성공을 일궈내려했던 과거 코리안들의 '아메리칸 드림'에 대한 향수가 강하게 묻어 있다. 신세대식 감성과 중장년층의 그것, 익숙함과 생소함 혹은 한국식과 미국식이 공존하면서 빚어내는 긴장감과 갈등이 이 작품이 지닌 재미의 원동력이다. 영문보다는 한글 간판이, 외국인보다는 한국인이 더 자주 눈에 띄는 '미국 속의 한국' LA 한인 타운처럼 때때로 언밸런스하게 비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사랑하는 연인을 위해 태평양도 건너온' 아이언의 지고지순한 사랑관과 일주일을 월ㆍ수ㆍ금과 화ㆍ목ㆍ토로 나누어 두 남자를 번갈아 공유하는 지니의 신세대식 사랑법은 대비된다. 토종 한국인인 아이언의 '밀어붙이기식' 사고방식과 매사 철두철미한 재미교포찰리 천의 '미국식 합리주의'는 서로 궁합이 맞을 리 없어 사사건건 충돌을 일으킨다. 차인표의 연기 변신은 또 어떤가. 평소 '반듯하기로' 유명한 그가 우스꽝스런모습으로 괴성을 지르며 밥통에 손을 넣었다뺐다하는 광경은 쉽게 상상이 가지 않는다. 맛깔 나는 감초 연기를 펼친 박광정을 비롯, 영화는 개성 뚜렷한 네 명이 주축이 돼 전개되지만 캐릭터는 과장되고 단선적인 편이어서 후반부로 갈수록 힘이 달린듯 보인다. 항상 결혼식 당일에서야 진정한 파트너를 찾는, 할리우드 로맨틱 코미디의 단골수순을 그대로 밟아나가는 결말 역시 아쉬운 대목이다. 제목 '아이언 팜'은 뜨거운 모래에 손을 넣었다뺐다하며 손을 단련시키는 무예수련법인 '철사장'(鐵砂掌)의 영어식 표기다. 19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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