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시론/11월 17일] 중소기업에 힘 실어주자

우리는 흔히 기업하면 잘 알려진 대기업 몇몇 회사를 떠올린다. 이들 대기업이 우리 경제의 중요한 버팀목 역할을 해온 것도 분명한 사실이다. 그러나 그 대기업이 세계 시장에서 경쟁하고 이윤을 창출할 수 있도록 소리 없이 밑에서 뒷받침해주는 많은 중소기업이 있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흔히 중소기업의 경제적 위상을 말할 때 ‘9988’이라는 표현으로 그 중요성을 얘기하고는 한다. 중소기업은 전체 사업체 수의 99.9%, 종업원 수의 87.5%를 차지한다는 뜻이다. 이는 중소기업이 우리 경제의 활력과 일자리 창출의 중추에 있으면서 대기업과 우리생활의 도우미로서 역할을 다하는 그야말로 한국경제의 초석임을 의미한다. 정책자금 등 지원확대 바람직 그런데 최근 미국에서 시작된 금융위기로 우리 중소기업들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환율이 요동치면서 키코(KIKO) 거래 기업들이 흑자도산하고 있으며 원자재 가격 급등에 따른 비용 증가로 수익기반이 크게 잠식당하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은행들은 대출연장을 거부하고 신규 대출창구마저 빗장을 채우고 있다. 또 세계적인 경기침체로 수출 둔화가 현실화하고 있다. 그야말로 지금의 중소기업은 사면초가로 우리 경제는 뿌리부터 고사할 위기에 처해 있다. 이럴 때 정부가 나서 어려운 중소기업이 일어설 수 있도록 힘을 실어줘야 한다. 지금 정부가 중소기업을 위해 무엇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우리 경제가 활력을 빠르게 되찾느냐 아니면 침체하느냐 하는 기로에 있는 것이다. 정부는 지난 3일에 경제난국 극복과 지방 살리기를 위한 재정지출 확대방안을 발표했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것은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을 대폭 확대했다는 점으로 개인적으로도 반갑고 기대된다. 첫째, 중소기업이 지금 무엇을 가장 필요로 하는지 맥을 짚고서 금융 유동성 확대를 위한 지원을 강화했다. 은행의 중기 대출 여력을 키우기 위해 국책은행에 1조3,000억원을 추가 출자하고 중소기업이 보다 쉽게 은행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신용보증 규모를 추가로 7조5,000억원 확대했다. 여기에 더해 그래도 자금난을 겪고 있을 중소기업과 영세 자영업자들을 위해 정부가 직접 유동성을 공급하기 위해 정책자금을 6,000억원 확대했다. 둘째, 지방중소기업과 수출중소기업을 위해 별도의 지원대책을 마련했다. 지방중소기업만을 위한 정책자금을 4,000억원 편성했고 지방기업의 고용안정과 지방에서의 창업 활성화를 위한 지원도 확대했다. 수출중소기업을 위해서는 환보험 대출보증, 수출환어음 매입보증 등에 3조5,000억원을 확대, 유동성을 공급할 수 있도록 했다. 셋째, 침체돼 있는 정보기술(IT)ㆍ벤처기업의 경쟁력 강화와 벤처창업 활성화를 위한 지원을 확대했다. ITㆍ벤처기업이 IMF 위기 극복에 기여했듯이 우리 경제 재도약의 활력소가 되기를 기대한다. 정부의 중소기업을 위한 재정지원 확대가 위기를 겪고 있는 중소기업에는 커다란 도움이 될 것으로 보며 꼭 그렇게 효과를 거둬야만 한다. 해외 금융위기에서 비롯된 국내의 유동성 축소에 대응한 재정지원의 확대는 꼭 필요한 적절한 조치로 특히 상대적으로 더 고통 받고 있는 지방중소기업과 수출중소기업 및 ITㆍ벤처기업에 지원을 확대함으로써 이들 기업이 새롭게 활력을 되찾는 계기가 될 것이다. 종합적으로 볼 때 이번 중소기업에 대한 정부의 선제적이고 과감한 재정지원은 흑자도산과 경기침체를 막아보자는 확고한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은행·대기업도 고통분담해야 이제 남은 과제는 재정이 제대로 집행돼 재정투입의 효과를 배가시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정부는 철저히 집행계획을 수립해 즉각적인 조치를 취하고 중소기업 현장까지 효과적인 집행경로를 지도감독해야만 한다. 중소기업도 정부의 각종 지원을 단순한 시혜가 아닌 다수 국민들에게 받은 부채로 생각하고 기업 살리기에 총력을 기울여 빚을 갚아야 한다. 또한 은행과 대기업은 어려운 중소기업과 고통을 분담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지금이야 말로 한국경제의 초석인 중소기업을 위해 모든 경제주체가 힘을 모아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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