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에콰도르 경찰 폭동… 스페인 총파업… 곳곳서 재정긴축 역풍

임금 삭감에 항의 대통령 억류<br>유럽 노조도 갈수록 강한 저항<br>일부 국가선 긴축 후퇴 조짐도


각국 정부가 국가 부채를 줄이기 위해 재정긴축에 나서고 있지만, 거센 역풍에 흔들리고 있다. 스페인, 포르투갈 등 유럽에서는 정부의 재정긴축에 항의하는 시위가 끊이지 않는 가운데, 급기야 남미 에콰도르에서는 임금삭감에 항의하는 경찰이 폭동을 일으켜 대통령을 감금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재정적자 축소를 위한 개혁 정책에서 촉발된 에콰도르 폭동 사태는 고강도 긴축에 나선 유럽의 여러 나라에도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란 우려를 낳고 있다. 일각에서는 재정긴축 후퇴 움직임까지 나타나고 있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에콰도르에서 정부의 긴축 정책에 항의하는 경찰이 폭동을 일으켰다. 흥분한 경찰들과 일부 군인들은 라파엘 코레아 에콰도르 대통령을 사실상 감금하고 수도 키토 국제공항과 정부 청사 등 기간 시설을 점거하는 등 에콰도르를 10여 시간 동안 마비 상태에 빠뜨렸다. 다행히 군이 총격전 끝에 코레아 대통령을 구출했지만, 폭동 과정에서 최소 3명이 숨지고 50여명이 부상하는 등 인명 피해가 발생해 향후 정정불안이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30일 에콰도르에서 경찰과 일부 군인들이 폭동을 일으켰으며 코레아 대통령을 수도 키토 인근의 경찰병원에서 억류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소요사태는 에콰도르 최대 도시인 과야킬 등 지방에서도 발생했다. 코레아 대통령은 이 날 경찰 숙소를 찾아가 연설을 하려고 했으나 흥분한 경찰관들에 밀려 피신한 경찰병원에 한때 사실상 감금되기도 했다. 에콰도르 당국은 비상상태를 선포하고 군에 치안을 맡겼으며 군은 경찰과 총격전 끝에 경찰병원에서 코레아 대통령을 구출하면서 정권이 붕괴되는 최악의 사태는 피할 수 있었다. 사태가 심상치 않자 남미지역 정치기구인 남미국가연합(UNASUR)이 아르헨티아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긴급 정상회의를 여는 등 사태해결을 위한 국제적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엑토르 티메르만 아르헨티나 외무장관은 "남미 정상들은 에콰도르 위기 상황을 진단하고, 정부의 붕괴를 막기 위한 전략을 협의할 것"이라면서 "필요할 경우 남미국가연합 대표단이 에콰도르를 방문할 것"이라고 말했다. 에콰도르 사태가 한 고비를 넘겼지만, 파급력이 대서양을 건널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에콰도르 강도 높은 긴축 정책을 추진하는 유럽의 여러 나라로 불똥이 튈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에콰도르 경찰 폭동의 원인을 제공한 공무원 집단에 대한 복지 혜택 축소의 출발점이 바로 재정건전화 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에콰도르 사태를 목격한 유럽 주요국이 몸을 사릴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유럽연합(EU)은 정부 부채 비율이 국내총생산(GDP)의 평균 84%에 이른다. 부채 축소를 위해 프랑스는 은퇴 연령을 60세에서 62세로 연장했으며, 그리스는 강력한 연금개혁을 실시하고 있다. 아일랜드는 공무원 임금을 10% 삭감했다. 하지만 이에 대한 반발이 만만치 않은 것으로 확인되자, 정작 재정적자 감축의 핵심 열쇠인 중산층에 대한 사회보장 비용 축소 등은 민감한 이슈는 언급하는 것 조차 꺼리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영국 집권 연정인 자민당의 닉 클레그 당수는 지난 9월 "연간 2,450파운드에 이르는 (자신의) 아동 수당을 포기할 용의가 있다"며 중산층 사회 보장제도 개혁 의지를 내비쳤지만 영국 보수당 정부가 이 같은 정책을 추진할 지는 미지수라고 지적했다. 재정긴축에 대한 거센 반발은 이미 유럽 곳곳에서 확인되고 있다. 전날 스페인에서는 노동자들이 8년 만에 총파업에 벌여, 도로가 마비되는 등 극심한 혼란이 벌어졌다. 같은 날 포르투갈 정부는 재정적자 감축을 위해 공무원 보수 삭감과 세금 인상 등을 골자로 한 강력한 긴축안을 발표했지만, 야당과 노조의 강한 저항을 받고 있다. 긴축 법 통과를 위해서는 다수 의석을 차지한 야당의 지지가 필요하지만, 에콰도르 사태에 자극된 노조가 더욱 거세게 나올 경우 향후 전망이 불투명해질 수 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