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꽃으로 그려낸 벽'

최학보展 박영덕화랑서


콘크리트를 연상시키는 두터운 마티에르로 만들어진 캔버스에 일상의 흔적이 묻어있는 금속성 오브제를 심듯이 ‘벽’의 이미지를 만들어온 서양화가 최학보의 신작전이 3년여만에 서울에서 열렸다. 그의 10번째 개인전이 지난 8일 청담동의 박영덕화랑에서 시작됐다. 부산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중견작가로 그의 이번 서울 나들이에서는 꽃의 이미지를 화석화 한 새로운 형식의 작품이 첫선 자리였다. 한 관람객은 “고고학적 유물 같은 오브제 작품이 삶의 무게를 느끼게 한다면, 꽃 화석에서는 삶의 생명력을 느끼게 한다”고 말했다. 이제까지 ‘마인드 맵(mind map)’의 이름으로 시리즈를 보여왔던 작가가 주로 보여왔던 작품이 금속성의 오브제와 회벽이미지의 대조를 강조하는 다소 건조한 작품이었다면, 꽃이 이미지가 담긴 투명한 벽의 이미지는 한층 따뜻하고 부드러운 감성을 자극한다. 30여점이 선보이는 이번 서울전에서는 이밖에도 고서나 옛 사진을 이용한 작품들도 있다. 이들 작품에서는 어느 집안에나 한두점씩 있는 빛 바랜 고서와 흑백사진이 갇혀있는 회백색의 벽은 관람자로 하여금 지나간 삶의 흔적과 자신의 존재가 남길 흔적에 대한 반추를 유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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