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아이토피아] "하루 4시간 인터넷땐 '중독' 의심"

사이버공간선 평범한 사람도 거친 성격 돌변<br>자극적 내용 빠져들기 쉬워 범죄로 이어지기도<br>"정부·포털업체 사이버 윤리교육등 적극 나서야"


최근 40대 가장이 자녀들의 지나친 인터넷 사용 문제로 사망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아이들이 지나칠 정도로 인터넷을 사용하자 모든 가전제품의 선을 절단했다 다시 연결하면서 감전돼 벌어진 사건이었다. 인터넷은 정보혁명을 통해 삶의 질을 크게 높였지만 부작용도 무시할 수 없다. 대표적인 게 인터넷 중독이다. 인터넷 중독은 가정 불화 등 많은 문제를 일으키기도 한다. 한국정보문화진흥원에 따르면 인터넷 중독에 따른 사망건수는 지난해 10건에 이어 올해도 8월까지 4건에 달했다. ◇소리없이 찾아오는 인터넷 중독=그저 인터넷을 오래 사용한다고 해서 ‘중독’이라는 딱지를 붙일 수는 없다. 인터넷 중독은 인터넷을 지나치게 많이 사용하면서 금단 증상을 비롯해 부정적인 모습을 드러낼 경우를 가리킨다. 흔히 ‘중독’이라는 단어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갖기 때문에 인터넷 중독은 자신과는 상관없는 문제로 치부하기 쉽다. 하지만 상당수 사람들이 매일 인터넷을 접하고 있기 때문에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인터넷 중독에 빠지는 경우가 많다. 인터넷 중독 여부를 파악하려면 여러 가지를 고려해야 한다. 우선 업무처리 등 특별한 목적이 없는 데도 하루에 4시간 이상 인터넷을 사용한다면 ‘중독’으로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인터넷 사용시간이 길어지면서 점차 자극적인 내용을 추구하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또 인터넷에 빠져 생활리듬이 흐트러지거나 가족과의 갈등이 심해질 경우에는 인터넷 사용 패턴에 문제가 있다고 봐야 한다. 이형초 성신여대 교수(가족건강복지센터)가 지난해 남자 중학생이 있는 200가구를 대상으로 인터넷 사용실태를 조사한 바에 따르면 하루 평균 인터넷 사용시간은 3.69시간(휴일 4.88시간)으로 나타났다. ◇청소년 20~30% 인터넷 중독 우려=인터넷 공간은 오프라인과는 달리 심리적인 특성이 강하게 작용한다. 평범한 사람이 사이버 세계에서는 거친 성격으로 돌변하는 경우도 많다.. 사이버 공간에서 보장되는 익명성이 스트레스 분출구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인터넷에서는 클릭 한 번으로 간단하게 대인관계를 형성할 수 있다. 또 피드백이 빠르기 때문에 지루함과 초조함을 없앨 수 있다. 그래서 청소년 시절 인터넷 중독에 빠지는 경우가 많다. 한국정보문화진흥원에 따르면 청소년 가운데 20~30%는 ‘인터넷 중독 잠재적 위험군’으로 추정된다. 청소년들이 인터넷에 몰입하게 되는 것은 자신의 정체성을 사이버 공간에서 확인하고 탐색하려는 성향이 강하기 때문이다. 인터넷에서는 큰 노력을 기울이지 않아도 친밀감과 소속감을 경험할 수 있다. 인터넷에서는 오프라인에서 느끼는 혼란과 갈등에서 벗어날 수 있다. 인터넷게임도 마찬가지다. 청소년들은 게임을 통해 가상의 세계를 현실세계로 여긴다. 대결구도를 통해 경쟁심을 유발하며, 여러 형태의 순위 매김을 통해 인정받고자 하는 욕구를 촉발한다. 게임에서 커뮤니티를 형성해 사회적인 욕구도 충족할 수 있고, 레벨상승을 통해 성취감도 맛볼 수 있다. 감각을 추구하고, 현실도피적이며, 관계 지향적인 청소년들의 습성이 쉽게 반영된다고 할 수 있다. ◇합리적인 인터넷 이용습관 키워야=어린이들도 인터넷 중독에 빠지는 경우도 많지만 어릴 때부터 올바른 이용습관을 키워주려는 노력은 부족하다. 이제는 3살짜리 어린이도 인터넷으로 게임을 즐기는 세상이다. 어른들은 자녀들의 인터넷사용에 대해 큰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 그래서 어린이들은 친구들과 공유할 수 있는 문화만을 형성하기 쉽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저급문화를 배우게 된다. 어른들의 책임도 크다. 상당수 네티즌들이 포털사이트에 무책임한 내용의 댓글을 올려놓고, 게시판에 욕을 남긴다. 이형초 성신여대 교수는 “인터넷 이용 교육을 적극적으로 전개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정부와 포털업체 등이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터넷 중독은 흔히 사이버 범죄로 이어지기도 한다. 사이버 공간에서 일어나는 일탈행위에 대해서는 오프라인에 비해 관대한 잣대를 적용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특히 청소년들의 경우 범죄에 대한 인식수준도 낮다. 김현수 정보통신윤리위원회 위원은 “사이버 공간은 익명의 공간처럼 보이지만 완전한 익명의 공간은 아니다”면서 “어떤 기준을 의식하지 못하고 저지르는 일탈ㆍ범죄가 많은 만큼 사이버 윤리교육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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