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완기 신임 청와대 인사수석은 21일 “인사문제에 대해서는 주변에서 많이 듣게 되면 청탁과 압력에 휘둘릴 수 있기 때문에 선별해서 적게 들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 수석은 이날 청와대 기자실인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내가 (중앙인사위 산하) 소청위원장으로 가니까 지인 한 분이 나에게 웃으면서 들으라며 ‘소청(笑聽)’이란 호를 줬다는데 인사수석이 되고 나서 그 지인한테 호를 어떻게 바꿔야 하느냐고 물으니까 적게 들으란 뜻에서 ‘소청(少聽)’으로 바꿔 쓰라고 하더라”며 이같이 말했다.
김 수석은 인사원칙과 관련 “대통령의 인사를 보좌하는 참모이므로 내 방침이나 원칙은 있을 수 없다”고 전제한 뒤 “인사수석은 폭 넓게 인재를 발굴, 적재적소에 배치하도록 대통령에게 건의ㆍ추천하는 자리”라며 “인사정책에 많은 혁신 바람이 부는데 더 비중 있고 신속하게 공직사회에 정착되도록 지원ㆍ협조하겠다”고 다짐했다.
김 수석은 이어 “지금 참여정부가 추진하는 균형인사가 어느 정도 기반이 확고해질 수 있도록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김 수석은 특히 “소위 고시기수, 연공서열에 얽매이는 것은 하나씩 고쳐 나가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하면서도 ‘학력파괴’라는 표현에 대해서는 “그렇게 과격한 표현은 적절하지 않으며 인사가 급격한 변화 속에서 이뤄지는 것은 역작용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 수석은 9급 공무원 출신으로 고위직에 오른 비결에 대해 “노 대통령에게 ‘공직자로서의 목표는 진작에 초과 달성했다’고 말씀 드렸다”며 “좋은 정부를 만나 1급 퇴직자로 있다 차관급으로 기용됐고 오늘 이 자리에 앉았다. 일복ㆍ사람복을 누리는 것 아닌가 싶다”고 겸손해 했다.
김 수석은 아울러 “중앙부처 생활을 오래 했지만 지역연고나 학력으로 피해를 본 과거는 별로 없다”며 “고시 출신과 같이 경쟁도 하고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지내왔지만, 일을 통해 어느 정도 인정해 주는 좋은 분들을 만나 큰 차별을 받지 않고 커온 것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노 대통령은 이날 김 수석과 문재인 신임 민정수석에게 임명장을 주는 자리에서 문 수석이 “인사수석에 대한 언론의 평가가 좋더라”고 말을 건네자 “다행이다. 인사수석은 그동안 공직사회에서 다듬어온 기준이 있기 때문에 사심 없이 하시면 잘 하실 것”이라고 격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