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뉴욕 증시의 포커스는 ▦더블딥(W자형 경기침체) 가능성 ▦회계 분식 또는 수정 사건의 분출로 요약된다.게다가 오는 13일로 예정된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금리 인하 문제가 채권시장을 중심으로 중요한 이슈로 부각될 전망이다.
이번 주에 나타날 이슈는 대체로 증시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주 동안 몇차례의 급등을 통해 뉴욕 증시가 상승세를 보이는 듯 했으나, 다시 하향 압력 쪽으로 방향을 선회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미국 경제가 다시 침체로 빠질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는 주가를 더 불안하게 하고 있다.
지난 6~7월엔 미국의 거시 경제지표들이 좋게 나왔지만 주식시장이 하락, 주가와 거시지표가 따로 노는 현상이 나타났으나, 2ㆍ4분기 성장률이 저조하게 나오고 제조업 지수 등이 악화되면서 지난주말부터 뉴욕 증시가 거시 지표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미국의 경제전문 뉴스채널인 CNBC에 가장 많이 나오는 단어가 더블딥이다.
지난 주 뉴욕 증시는 주초에 상승했다가 주말에 하락세를 보였다. 경기 둔화를 보여주는 거시지표들이 연이어 발표된데다 AOL-타임워너가 SEC의 조사를 받는다는 악재가 터져 나왔기 때문이다.
워싱턴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이라크 공격 문제도 증시에 불안요인으로 작용하고, 이스라엘의 헤브류 대학에서 발생한 자살폭탄 사건도 그동안 잠시 잊었던 중동사태, 테러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다시 끄집어내게 했다.
◇거시지표와 연동성 부활
더블딥 이론의 주창자인 모건스탠리의 스티븐 로치는 최근 CNBC TV에 출연, 미국 경제의 성장률이 또다시 마이너스로 돌아설 확률이 종전의 40%에서 지금은 60~65%로 올라갔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90년대 미국 경제가 10년간 장기호황을 구가하며 형성한 구조적 문제가 크기 때문에 더블딥이 나타날 경우 최악의 수준이 될 것이라고 경고하며, 더블딥이 실현되면 증권시장이 지금보다 더 떨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난 주에 발표된 거시지표들은 일제히 미국 경제가 악화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7월 실업률은 5.9%로 전달과 같았지만, 비농업부문에서 늘어난 일자리는 6,000개로 월가의 예측치 6만8,000개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실업률은 경제지표이기도 하지만 정치지표다. 일자리가 늘어나지 않았다는 사실은 부시 행정부에게는 압박 요인이 되며, FRB에게는 금리 인하의 요인을 제공하고 있다.
미국의 지난 2ㆍ4분기 국내총생산(GDP)이 1.1%(잠정치)의 저성장을 기록, 3분기 이후에 마이너스 성장이 우려되고 있다. 2~4%에 해당하는 미국 경제의 잠재성장률을 감안할 때 1%대의 성장은 경기 후퇴를 의미하며, 따라서 미국 경제가 사실상 더블딥에 진입한 것이나 다름없다.
7월의 거시통계들도 나쁘게 나와 3분기 미국 경제는 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7월에 발생한 주가 하락이 소비와 부동산 시장에 타격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 발표된 거시통계를 보면, 컨퍼런스 보드의 7월 소비자신뢰지수는 97.1로 전월 106.3에 비해 하락했고, 기존주택 거래량은 7월에 11.7%나 급감했다. 6월 내구재 주문량은 전월비 3.8% 하락했다.
제조업 동향을 알려주는 공급관리연구소(ISM)의 제조업 지수는 7월에 50.3으로 6월의 56.2에서 급감했다. 이 지수는 50을 기준으로 그 이하이면 경기 후퇴를, 그 이상이면 경기 확장을 의미하는데, 지수의 하향 기조로 보아 8월에는 50 이하로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
이번 주에는 7월 ISM 비제조업 지수가 발표되는데, 메릴린치는 이 지수도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소비자 신용, 수입물가, 도매물가, 생산성 등의 지표들도 이번주에 발표를 기다리고 있다.
◇회계 분식 및 수정 줄 이을 듯
미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오는 14일로 정해놓은 회계보고서 자진 수정기간을 앞두고 이번주에는 회계 부정, 조작 사건이 집중적으로 터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기회에 자수하면 광명을 찾는다는 생각에 많은 기업들이 회계 잘못을 인정하고 수정된 회계를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그동안 기업 수익이 부풀려졌다는 사실이 노출될 것이므로 주가에는 부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회계 수정사건과는 별도로 지난 2분기에 기업 수익이 개선되지 않았고, 미국 경제 전망이 불투명한 상태에서 최근의 주가 상승은 한계를 노출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2분기 어닝시즌(earning season)에 발표된 S&P 500 지수 구성기업의 수익은 전년동기에 비해 1% 증가한데 그쳤다.
/뉴욕=김인영특파원 inkim@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