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기고] 아듀, 2010

2010년의 마지막 날이 밝았다. 돌이켜보건대 올 한 해는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희망의 단면을 엿볼 수 있는 사건이 많았던 것 같다. 그 첫 번째는 우리나라의 성공적인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 개최다. 선진 7개국(G7)에 속하지 않은 신흥경제국이 의장국으로서 회의를 개최한 것은 우리나라가 처음이며 아시아 국가 중에서도 최초다. 환율문제를 둘러싸고 국제적 갈등이 고조된 시기였음에도 불구, 우리나라는 국가 간 첨예한 입장 차이를 매끄럽게 조율하고 선진국과 신흥국 사이의 가교 역할도 충실히 수행해냈다. G20의 성공적 개최로 대한민국은 향후 국제사회의 새로운 리더로 그 역량을 인정받고 있다. G20 회의 개최등 저력 과시 두 번째는 지난 8월 15일, 3년8개여월의 복원과정을 거쳐 원형을 되찾은 광화문이 일반에 공개된 것이다. 일제에 의한 변형의 흔적을 털어내고 중건 당시의 본모습으로 돌아간 광화문을 보며 국민들의 자긍심은 한껏 고취됐다. 이로써 광화문 광장은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대변하는 상징적 공간으로 더욱 확고히 자리매김했다. 또한 광화문 광장이라는 토대 위에서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의 초석이 마련되고 있는 점도 의미 있는 사건으로 꼽을 수 있겠다. 11월 착공식을 가진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은 우리나라의 5천년 역사 기록을 종합 전시하는 공간으로서 과거와 현재의 모습은 물론 미래의 발전상을 제시한다는 측면에서도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이러한 일련의 사건들은 우리가 암울했던 고난의 역사를 슬기롭게 극복해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이제 대한민국은 한층 높아진 국제적 위상을 바탕으로 세계무대에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고 내부적으로도 경제ㆍ기술ㆍ문화 등 다양한 방면에서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일궈냈다. 불과 반세기 전만 해도 국제사회로부터 원조를 받던 대한민국이 이제는 세계 10위권의 경제 대국으로서 다른 나라에 도움을 주는 입장이 되었다. 이는 세계 200여개의 국가 중에서도 전례를 찾아볼 수 없는 경우로 대한민국의 저력을 다시 한 번 실감하게 한다. 특히 올해는 이러한 저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파를 극복하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근로자ㆍ소상공인 등 국민 개개인이 각자의 자리에서 묵묵히 최선을 다했고 정부와 지자체가 효율적인 경제정책으로 이들의 노력을 뒷받침하면서 우리나라는 올 한해 6% 대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했다. 국제통화기금은 우리나라의 급속한 경기회복 추세를 인정하여 1인당 국민소득이 2만달러를 돌파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고 수출은 세계 7위로 올라섰다.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이 4.2% 수준인 것과 비교해 보면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경제위기를 가장 잘 극복한 사례로 손꼽히는 이유를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다. 이러한 저력을 새해에도 십분 발휘한다면 올해 못지않은 성장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특히 오는 2011년은 2010년의 약진을 발판 삼아 지속적인 성장을 위한 기틀을 더욱 튼튼하게 다지는 시기가 될 것이다. 이를 위해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서민경제 안정을 위한 다양한 지원정책을 구상하고 있다. 중소기업 및 소상공인이 우리 경제의 근간을 이루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이들이 보다 안정적으로 경제생활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함으로써 우리 경제를 더욱 튼튼하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서민경제 안정정책 적극 모색 서민경제안정을 위한 정책집행에 있어 16개의 지역신용보증재단의 역할도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지역신보는 소기업ㆍ소상공인을 위한 대표적 서민금융지원기관으로서 2010년 말까지 총 150만여개의 소상공인에게 33조원이 넘는 신용보증을 지원했다. 이처럼 풍부한 서민금융지원 경험을 토대로 2011년에도 신용보증, 정책자금 지원 등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함으로써 소기업ㆍ소상공인에게 새로운 희망의 돌파구가 되고자 한다. 2010년, 호랑이와 같은 기개로 국내외의 위기를 무사히 넘겼다면 2011년에는 토끼와 같은 영민함으로 더욱 지혜롭게 새 도약의 발판을 다져나가야 할 것이다. 그리하여 토끼가 상징하는 바와 같이 번성과 풍요의 기쁨을 만끽하는 한 해가 되기를 기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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