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이모(45)씨는 지난해 9월 만기가 돌아온 정기예금 3,000만원을 보통예금에 넣어 놓았다. 언제든지 투자할 만한 대상이 생기면 돈을 빼내 투자하기 위해서다. 나름대로 저금리 시대에 투자를 통해 추가 수익을 노리겠다는 계산에서다.
그러나 이 씨의 판단은 크게 잘못됐다는 게 금융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이 씨가 돈을 넣어놓은 보통예금은 금리가 연 1%대에 그치고 있다. 이자소득에 대한 세금 등을 감안할 때 가만히 앉아서 손해를 보고 있는 셈이다.
이 씨 같은 경우는 언제든지 돈을 넣었다 뺄 수 있는 은행권의 수시입출금식예금(MMDA)이나 증권ㆍ투신사의 머니마켓펀드(MMF)를 선택하는 것이 옳았다. 이들 상품은 하루만 맡겨도 연 3%대의 금리를 지급하고 있기 때문이다.
초 저금리 상황이 지속되고 있지만 눈을 크게 뜨고 조금만 발 품을 팔면 금리를 더 받을 수 있는 재테크 상품들이 즐비하다. 이들 상품을 적절히 활용하면서 나름대로 자신의 상황에 맞는 전략을 세우면 성공적인 재테크가 가능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전문가들이 제시하는 대표적인 제테크 원칙은 다음과 같다.
▦종자돈을 만들어라=적립식 펀드 등으로 먼저 종자돈을 만든 다음 본격적인 투자에 나서는 것이 바람직하다. 최소한의 종자돈을 모아 놓아야 나중에 기회가 올 때 투자해 수익을 거둘 수 있다.
▦돈의 흐름을 파악하라=금리ㆍ환율 등의 변화에 따른 돈의 움직임을 파악해야 적절한 투자대상을 찾을 수 있다. 돈은 돈이 모이는 곳으로 이동하는 습성이 있다.
▦안전성과 환금성을 동시에 생각하라=주식은 투자위험이 높고 부동산은 오랫동안 자금이 묶여 환금성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 따라서 여유자금의 상당 부분은 안전성과 환금성이 보장되는 금융기관의 고금리 상품에 넣어놓는 것이 바람직하다.
▦분산투자와 리스크 관리에 집중하라=불확실할 때는 ‘모 아니면 도’ 식의 이른바 ‘몰빵 투자’는 금물이다. 불확실할 때는 목표 수익률을 낮게 잡고 분산투자를 통한 철저한 리스크 관리가 중요하다.
▦절세ㆍ비과세상품에 우선 가입하라=직장 생활을 시작하는 사람이라면 근로자우대저축이나 세금우대적금 등과 같은 비과세상품을 무조건 가입해 놓는 게 좋다. 장기주택마련저축의 경우 연간 불입액의 40% 범위 내에서 최고 300만 원까지 소득공제 혜택이 있다. 또 7년 이상 가입하면 이자소득 전액이 비과세된다.
▦어려울수록 최소한의 보험엔 가입하라=만약의 경우에 대비해 하나 이상의 보장성 보험과 자동차보험 등 필요한 보험은 반드시 들어놓는 게 좋다.
▦주거래은행을 만들라=요즘 은행들은 돈이 되는 단골 손님에게 혜택을 주는 반면 돈 안되는 고객에겐 수수료를 비싸게 물리는 차별화 전략을 쓰고 있다. 따라서 주거래은행을 1~2곳으로 정하고 예금과 대출은 물론 급여 이체ㆍ공과금 이체ㆍ신용카드 거래ㆍ환전 등의 금융거래를 집중시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