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中 희토류거점 바오터우를 가다] <상> '竹의 장막' 희토고신구

채굴서 가공까지 정부가 쥐락펴락…헐값 해외반출 원천봉쇄<br>희토산업 국영기업 중심 재편… 고급 희토소재시장 선점 나서<br>내년 수출 쿼터도 축소 전망… 수출가격 1년새 2~3배 껑충

중국 북부의 네이멍구자치구 최대 공업도시인 바오터우 시내 중심에 '희토고신구(稀土高新區·희토하이테크단지)'에 오신 것을 환영한다는 표지판이 걸려있다. 환영 표시와는 달리 중국 정부가 희토류의 채굴, 분리, 가동 등 전 과정의 시장 통제 확대에 나서면서 외국기업의 중국 희토류시장 진출은 갈수록 힘들어지고 있다. /바오터우=이병관특파원


SetSectionName(); 채굴서 가공까지 정부가 쥐락펴락…헐값 해외반출 원천봉쇄 [中 희토류거점 바오터우를 가다] '竹의 장막' 희토고신구희토산업 국영기업 중심 재편… 고급 희토소재시장 선점 나서내년 수출 쿼터도 축소 전망… 수출가격 1년새 2~3배 껑충 바오터우(네이멍구자치구)·시안(산시성)=이병관특파원 yhlee@sed.co.kr 중국 북부의 네이멍구자치구 최대 공업도시인 바오터우 시내 중심에 '희토고신구(稀土高新區·희토하이테크단지)'에 오신 것을 환영한다는 표지판이 걸려있다. 환영 표시와는 달리 중국 정부가 희토류의 채굴, 분리, 가동 등 전 과정의 시장 통제 확대에 나서면서 외국기업의 중국 희토류시장 진출은 갈수록 힘들어지고 있다. /바오터우=이병관특파원 ImageView('','GisaImgNum_1','default','260'); ImageView('','GisaImgNum_2','default','260');

중국 네이멍구(內蒙古)자치구의 바오터우(包頭)시 희토고신구(稀土高新區ㆍ희토하이테크단지) 내 행정사령부가 들어서 있는 고층건물인 희토다샤(大厦ㆍ빌딩) 1층 카페. 이 곳에서 지인의 소개로 어렵사리 중국 최대 희토류 국영업체인 바오강희토 관계자 및 모 중소 희토업체 사장을 만날 수 있었다. 최씨라고 밝힌 바오강희토 관계자의 일성은 국가가 드디어 희토류 산업 통제에 나서며 중국의 희토 산업이 '시스템 관리' 체제를 갖추기 시작했다는 것이었다. 그는 "올해 초부터 국가가 중소 희토업체 정리에 본격적으로 나서면서 국영기업 발전의 틀이 만들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의 말을 뒤집어보면 대다수 희토업체가 구조조정의 태풍 속에서 생사의 갈림길에 들어서고 있다는 얘기다. 중국의 희토류 통제는 안팎에서 이뤄지고 있다. 중국 정부는 이제 더 이상 헐값에 희토류를 팔 수 없다며 수출쿼터를 급격히 줄이고 있다. 올해 희토류 수출쿼터를 전년보다 40% 낮은 3만톤으로 책정했고 내년도 쿼터도 적지 않게 축소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중국의 자원무기화는 미국이 세계무역기구(WTO) 제소를 검토하는 등 주요국과 심각한 마찰을 빚고 있다. 통폐합의 소용돌이는 비단 바오터우에 국한되지 않고 전국에 걸쳐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난 11월 바오강희토가 중국 남방의 신풍신리ㆍ전남정환ㆍ감주신광 등 3개 희토업체를 합작 형식으로 인수했다"며 "중국 정부가 굴지의 국영기업을 중심으로 희토류 산업을 재편하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의 자원정책, 특히 희토류 산업에서는 민간을 축소시키고 국가 장악력을 확대하는 '국진민퇴(國進民退)' 현상이 갈수록 노골화하고 있다. 국무원에서 기존의 자동차ㆍ철강 등과 함께 지난해 들어 희토류 산업을 6대 전략지원 및 구조조정 산업으로 지정했지만 그 실행속도는 어느 부문보다도 빠르다. 정부는 현재 100개가량인 희토류 분리 기업을 20개 정도로 줄일 방침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희토류를 전략산업으로 키우겠다는 정부의 강력한 의지가 읽히는 대목이다. 구조조정의 명분은 무분별한 난개발을 막고 환경오염을 줄이는 동시에 자원을 통제해 수출가격을 높여 헐값에 희토류가 반출되는 것을 막겠다는 것이다. 정부의 생산ㆍ수출통제에 힘입어 올해 희토류 수출가격은 급등하고 있다. 하이브리드자동차의 배터리용 영구자석에 쓰이는 산화네오디뮴 가격이 1월 초 톤당 12만7,000위안에서 12월 들어 24만위안으로 두 배 이상 오른 것을 비롯해 산화에르븀ㆍ탄산희토 등 희토류 산화물 가격이 2~3배씩 상승했다. 중국 정부가 희토를 사실상 국가 보안산업으로 지정하면서 외국인은 이들 산업 현장에의 접근기회가 원천 차단되고 있다. 바오강희토의 한 관계자는 "희토류 광산은 물론 분리ㆍ정제ㆍ가공공장은 보안 문제가 있어 개방할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구조조정의 태풍 속에서 외국인에게 문을 걸어 잠근 것은 바오터우만이 아니다. 중국 서북부 산시(陝西)성 성도 시안(西安)의 첨단기술개발구에 위치한 국내외 합작 희토류 심(沈)가공업체를 찾았지만 끝내 사장과 인터뷰할 기회를 갖지 못했다. 사업 승인을 받고도 느닷없이 취소되는 마당에 당국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는 게 회사 측의 답변이었다. 비즈니스 '관시(關係)'가 흐트러져 원료 공급줄이 끊긴다는 게 현지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하지만 중국 당국의 진짜 의도는 국가가 국영기업을 통해 희토류 시장을 장악하는 동시에 희토 신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함으로써 세계시장에서 고급 희토 소재 시장의 우위를 점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되고 있다. 희토류 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잇달아 외국기업의 중국 진출이 무산되는 것은 중국 정부가 굴지의 국영기업을 중심으로 희토류 원료 채굴과 가공시장을 장악함으로써 희토류 자원을 효과적으로 통제하는 것은 물론 이를 기반으로 희토류 고급 소재산업으로 이어지는 하이테크 글로벌 수직산업 구조를 완성하겠다는 장기 전략과 무관하지 않다"고 분석했다. ㆍ中 자원민족주의 노골화 한다 ㆍ 채굴서 가공까지 정부가 쥐락펴락 ㆍ전세계 매장량 62% 보유… 바오터우시는 ㆍ "첨단기술 갖고와 中과 상생하라" ㆍ수출 쿼터 좌지우지… 국영기업 막강 파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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