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오늘의 경제소사/ 5월 18일] <1699> MS 소송


1998년 5월18일, 미국 법무부와 20개 주가 마이크로소프트(MS)사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제소 이유는 반(反)독점법 위반. 법무부는 개인용 컴퓨터 운영체계의 90%를 장악하고 있는 MS가 독점적 지위를 이용해 인터넷 검색도구인 익스플로러(IE)를 끼워 팔아 경쟁을 위반했다며 법원에 MS의 신제품인 '윈도 98'의 시판금지를 요청했다. 정말 그랬을까. 시장점유율이 말해준다. 1995년까지 인터넷 검색도구의 대명사는 넷스케이프. 시장의 80% 이상을 차지했으나 1995년부터 내리막길을 걸었다. MS가 윈도 95를 출시하며 IE를 함께 팔았기 때문. 법무부는 반독점법 위반뿐 아니라 MS의 합의 위반까지 걸었다. MS는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법무부의 요구는 코카콜라 6병들이 묶음에 펩시콜라 3병을 섞어 팔라는 것과 같다'며 윈도 98 시판을 강행했다. 정면충돌한 미국 정부와 MS 간 소송의 1막은 정부가 이기는 것 같았다. 지방법원이 2000년 MS의 반독점법 위반과 2개 회사 분할명령까지 내렸으니까. 상황은 소리 없이 변했다. MS는 손해를 봤다고 주장하는 경쟁사들을 수조원을 들여 사들이거나 투자하는 방법으로 불만의 원천을 제거하는 한편 '배째라' 전략도 구사했다. '본사를 캐나다로 이전하겠다'는 협박이 통했는지 MS는 2001년 항소심에서 '회사분할 명령 기각'이라는 승리를 따냈다. 유럽연합(EU)에서는 여전히 진행 중이지만 미국에서 MS 소송은 몇 가지 이행사항만 남았을 뿐이다. 미국은 왜 간판기업인 MS에 소송이라는 멍에를 걸었을까. 최근에는 인텔이 반독점 소송에 휘말렸다. 여기에는 독점보다는 자유경쟁이 낫다는 오랜 경험이 깔려 있다. '수출 효자기업'이라면 면죄부부터 받는 우리 풍토와는 거리가 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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