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과 런던은 양국의 정치, 경제의 본거지로 지난 수백년간 역사의 중심에 자리잡고 있었다. 서울과 런던의 주요 명소는 모두 강 북쪽에 있다. 청와대ㆍ경복궁ㆍ창경궁 등 서울을 대표하는 명소는 강북에 위치해 있다. 버킹엄궁이나 빅벤, 웨스트민스터 사원, 대영박물관 등 런던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명소들 역시 모두 템즈강 북쪽에 있다.
두 나라는 모두 지난 1970~1980년대에 수도 개발을 시작했다. 서울은 말죽거리로 대변되는 한강 이남 개발에 나서 거주 인구 200만명의 '강남'을 만들어냈다. 런던은 2차 세계대전까지 부두로 이용되던 낙후된 템즈강 동부의 노후한 항만 도크랜드를 재개발해 수변도시이자 국제금융특화지구인 '카나리와프'를 탄생시켰다.
서울과 런던의 도시개발은 공통점이 있는 반면 차이점도 있다. 카나리와프가 씨티그룹 유럽본사와 HSBC본부 등이 있는 금융 중심지로 브랜드화에 성공한 데 비해 강남은 교육ㆍ의료ㆍ기업 측면에서 세계적 수준이지만 그에 걸맞은 브랜드화가 부족한 실정이기 때문이다.
한국이 진정으로 외래 관광객 1,000만명 유치를 원한다면 지금이라도 강남을 외국인들이 쉽게 찾을 수 있도록 브랜드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강남에는 이미 세계적인 브랜드로 발전한 삼성본사가 있는 서초동, 송파구의 올림픽공원, 신라시대 창건돼 1,200년의 역사를 가진 봉은사, 한국 경제 발전의 상징인 COEX, 삼성동의 외국인 전용 카지노 '세븐럭' 등 볼거리와 알릴 거리가 충분하다. 하지만 어디서 무엇을 봐야 하는지 제대로 된 안내서나 투어가 부족하다. 서울 강남 3구(강남ㆍ서초ㆍ송파)는 각기 자기 구 소재 명소들만 소개하고 있을 뿐 강남 3구 명소를 엮어 관광상품으로 꿰어주는 방안은 아직 찾지 못한 것 같아 안타깝다.
인구 800만명의 런던광역시(Greater London)는 금융 중심지인 카나리와프, 전통적인 금융특구인 '더 시티'의 금융거래소 등에 힘입어 영국 국내총생산(GDP)의 17%를 생산하고 있다. 이제 강남 3구도 '강남 광역구(Greater Gangnam)'가 돼 창조적인 도시로 발전하는 장기 비전을 가질 때다. 세븐럭을 운영하는 그랜드코리아레저가 '강남전문 관광지도' 제작과 외국인을 위한 '일일강남 투어버스' 운영을 계획하는 것처럼 구청ㆍ기관ㆍ기업들이 저마다 강남의 관광산업화에 앞장서려는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