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서파동 재연되나? 한일관계 '후폭풍' 우려
일본발(發) 교과서 역사왜곡 파동이 다시 몰려오고 있다.
일본의 극우단체인 `새로운 역사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새역모)이 과거보다 더`개악'된 중학교용 역사.공민 교과서 검정을 신청한데다, 최근 일본 사회의 우경화흐름 등을 감안할 때 이 가운데 상당 부분이 검정을 통과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기때문이다.
일본의 교과서 도발은 시마네(島根)현 의회의 `다케시마(竹島.독도의 일본식 이름)의 날' 제정 시도와 일본 정치인의 잇단 망언에 뒤따라 나온 것이라는 점에서 한일관계에 적잖은 후폭풍이 예상된다.
정부는 지난 2001년 보수우익 계열인 후소샤(扶桑社) 출판사가 신청한 새역모역사교과서 검정 등을 둘러싸고 교과서 역사왜곡 파문이 일었을 때 주일 대사를 소환하는 등 강도높은 조치를 취한 바 있다.
일본내 교과서 검정 주무기관인 문부과학성은 작년 4월 각 출판사로부터 검정신청본을 접수해 내용을 검토하고 있으며, 내달 초 검정 결과를 공개할 예정이다.
외교통상부 당국자는 길게 탄식했다. 시마네현 의회의 `다케시마의 날' 제정 시도와 일부 관료.정치인의 망언에 대한 반발도 수습이 안되는 상황에서 역사왜곡 건(件)까지 겹치자 난감한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일본의 잇단 `자극'으로 국내 시민단체의 주한 일본 대사관 항의방문이 이어지는 가 하면 전국 곳곳에서 일본 성토 집회가 줄을 잇고 있고, 급기야 오는 11월 부산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에 일본을 배제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어서 교과서 문제로 추가적인 상황 악화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특히 `겨울연가'에 힘입은 한류(韓流) 열풍에 힘입어 모처럼 한일 양국간에 쌓여 가는 우정이 손상될 위기에 처했다.
직격탄은 수교 40주년을 맞아 서울과 도쿄(東京)에서 의욕적으로 추진 중인 `한일 우정의 해' 행사가 맞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1월 25일과 27일 개막행사를 갖고 양국이 올 한해동안 각각 상대국에서 1백여건 이상의 영화와 스포츠 공연, 청소년 및 지역교류, 전시, 학술교류행사를 갖기로 했으나, 양국간 국민 감정이 악화되면 발길이 줄어들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또 이전보다 더 큰 규모의 일본 규탄 행사가 뒤따를 가능성도 적지 않다.
지난 11∼13일로 예정됐던 반기문(潘基文) 외교부 장관의 방일 일정을 무기 연기했던 정부도 상황에 따라 추가적인 외교조치를 해야 할 상황으로 빠져들고 있다.
16일 시마네현 의회가 `다케시마의 날' 조례안을 통과시키고 후소샤 출판사 교과서 검정결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 우리 정부의 의지를 분명히 해야 한다는 점에서 라종일(羅鍾一) 주일 대사의 소환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의 반응도 심상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 내의 반발을 구실로 삼아 일본 내 보수우익의 준동이 우려되며, 한일관계의 추가적인 상황 악화를 노린 망언과 액션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사실 일본의 전후세대는 과거 일본의 아시아 침략행위에 대해 거의 `부채의식'을 갖고 있지 않으며 이를 바탕으로 최근 일본이 급격히 우경화되고 있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對)일 감정악화 `우려된다'= "산 넘어 산이다".
외교통상부 당국자는 길게 탄식했다. 시마네현 의회의 `다케시마의 날' 제정 시도와 일부 관료.정치인의 망언에 대한 반발도 수습이 안되는 상황에서 역사왜곡 건(件)
(서울=연합뉴스) 인교준기자
입력시간 : 2005-03-11 10: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