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의인 기금'을 아시나요

이색기금 등장… 기부 문화 확산'의인 기금', '보은 기금', '양심 기금', '고양이손 기부', `유산 1% 기부'.... 기업인들의 사회환원 차원이나 수십년간 푼돈을 모아 온 '삯바느질 할머니'의 미담 정도로만 여겨졌던 `기부 문화'가 최근 이같은 이색적인 이름의 기금이 잇따라 등장하는 등 다양한 모습으로 사회 각계각층에 확산되고 있다. 12일 시민단체 등에 따르면 기부문화 확산에 가장 적극적인 시민단체는 '아름다운 재단'(이사장 박상증). 애초 `아름다운 1% 나눔'을 내걸고 저명인사와 연예인 등을 중심으로 출연료, 인세 등 각 분야 수익금 1% 기부약정을 받아 온 이 재단은 최근 기부자의 폭을 유명인에서 일반인으로까지 확산시키기 위해 각종 이색기금을 마련,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 재단이 신설한 이색기금 중 하나인 `의인 기금'은 글자 그대로 의로운 일을 한의인(義人)의 숭고한 뜻을 기리기 위한 기부금으로 지난해 일본 지하철역에서 일본인 취객을 구하고 대신 숨진 고(故) 이수현씨를 기리는데 써달라며 전직 초등학교교사가 지난 3월 72만원을 기부하기도 했다. 양심의 가책을 느낄 때 사죄하는 마음으로 기부하는 `양심 기금'과 자신이 입은은혜를 다른 사람에게 대신 갚는다는 의미의 `보은 기금' 등도 많은 사람들의 참여를 위한 이색 기금이다. 한국여성재단도 `소외계층 여성에게 희망을 주는 기부문화 확산'이라는 모토 아래 지난 3일 기부문화 확산 캠페인 발대식을 갖고 본격적인 활동에 나섰다. 여성재단은 기존의 기부운동과 유사한 `월급 0.1% 기부',`유산 1% 기부'는 물론,현금이나 금품이 아닌 자원봉사의 형태로도 기부행위를 할 수 있다는 의미의 `고양이손 기부' 프로그램을 신설, 시민들이 큰 부담을 느끼지 않으면서도 기부문화에 흔쾌히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영화배우 문성근씨는 재능이나 끼를 기부한다는 의미의 `달란트(재능을 뜻하는 탤런트의 성경 표현) 1% 기부' 운동에 참여하기로 하고 앞으로 여성재단의 행사에 무료로 사회를 봐주기로 했다. 여성재단은 또 주부들의 경제력이 날로 커져가는 점을 감안, 한달간 가계부를 작성한 뒤 그 소비액의 0.1%를 기부하는 `가계부 소비 0.1% 기부' 프로그램을 마련, 주부들의 기부문화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 한국 여성민우회도 지난달 28일 `행복한 도우너스(donors.기부자)가 되는 법' 5가지를 발표하고 거창하지는 않지만 생활 곳곳에서 작은 규모로 실천할 수 있는 기부 방법을 제시했다. 최근 아들 최석민군의 백일을 맞아 여성민우회에 기부를 한 주부 이진영(30.서울 영등포구 도림2동)씨는 "큰맘 먹고 큰 돈을 내는 것만이 기부는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생활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조그만 기부라도 많은 이들의 참여가 있다면 큰파도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여성민우회측은 "기부문화는 인간에 대한 이해나 사회의 성숙도를 반영하는 척도라 할 수 있다"며 "생활속에서 나눔을 실천하는 건강하고 자발적인 기부문화가 우리사회에도 하루빨리 정착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남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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