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대만서 반한 감정 고조… 태극기 불태우고 불매운동까지

태권도 실격패 종주국 탓


대만에서 태극기가 불타고 있다. 한국제품 불매 운동에다 한국사람에게는 복권을 팔지 않는다는 가게까지 등장했다. 한국 드라마 안보기 운동에 원더걸스 ‘노바디’ 가사를 한국 비하 패러디로 만든 동영상도 인터넷을 통해 급속히 퍼지고 있다. 대만 내에 들끓고 있는 이번 혐한(嫌韓) 사태는 18일 광저우 아시안게임 여자태권도 경기에서 촉발됐다. 49kg급 대만의 금메달리스트 유망주인 양슈춘(양숙군)이 베트남 선수에게 9대0으로 크게 앞서다 경기 막판에 불법장비 착용 문제로 실격패를 당하면서 대만 언론은 이 기사를 대대적으로 보도하고 있다. 주요 TV와 신문은 온갖 음모론을 제기하며 태권도 종주국 때리기에 나서고 있다. 마침 5개 도시에서 시장 선거운동이 진행되고 있는 대만에서는 야당 후보들이 이번 사태를 마잉주 정권에 대한 공격무기로 활용하고 있다. 편파판정에 대해 현 정부가 너무 유약하게 대응한다며 공세를 펴고 있다. 18일 오후 마잉주 총통 관저 앞에서 일부 시위대가 태극기를 불태우며 규탄시위를 벌였다. 이처럼 반한 움직임이 걷잡을 수 없이 번지기 시작하자 대만에 머물고 있는 한국인들은 불안감을 감추지 못한 채 추이를 주시하고 있다. 대만 남중부 도시인 타이중에서 열리고 있는 ‘2010 맨헌트 인터내셔널’에 참가 중인 미스터월드 코리아 출신 박현우 군은 “태극기 소각장면이 TV에 자꾸 비치니까 다른 나라에서 이곳에 온 동료 참가자들이 무슨 일이냐며 신변걱정을 해줄 정도”라며 이 사태가 하루속히 진정되기를 바랬다. 유엔기구가 주최하는 환경문제 세미나에 참석 중인 다른 한국인 대표도 “거리에 나가 한국인임을 밝히기가 무서울 정도”라며 우려를 표명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