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도가 지역경제활성화 차원에서 시작한 농어촌 폐교 활용이 과거 제조업 중심에서 탈피, 노인병원과 전통식품 체험연수, 주민 평생교육원 등 지역특색을 갖춘 문화공간으로 거듭나고 있다.
경남도 투자유치과에 따르면 11월 현재 기업체 등에 임대된 도내 농어촌 폐교는 99개교로 이 가운데 36개 업체가 제조업이며 나머지 63개 업체는 복지시설이나 연수원, 전통제조시설 등에 임대되고 있다.
특히 사회복지시설의 확대가 눈에 두드러진다. 창녕 길곡초등학교 오호분교는 창원복지원에서 임대해 장애인 복지시설로 활용되고 있고 고성 개천초등학교 좌련분교는 보리수 쉼터가 임대해 아동보호시설로 사용되고 있다. 또 밀양 상동초등학교 안인분교는 영남의료원이 운영하는 노인병원이 들어서 지역민의 편익을 위해 활용되고 있다.
지역특색과 조화된 특산품 제조업체의 농어촌 폐교 임대도 눈여겨 볼 만하다. 하동 횡천초등학교 전대분교는 식품제조를, 고성 삼덕초등학교는 천연염색학교로 황토를 이용한 다양한 전통 의류품과 수공예품을 천연염색해 지역민들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다.
경남도 관계자는 “이농 현상으로 인한 학생수 감소로 폐교가 된 학교가 지역특색을 갖춘 문화공간으로 자리잡고 있다”며 “앞으로도 지역특색을 갖춘 다양한 업종들을 유치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 대다수 폐교들은 이농 현상이 두드러진 이후 방치된 것으로 투자유치는 경남도가, 임대료는 도교육청에서 받고 있다.
특히 폐교를 임대한 업주들은 적게는 매월 100만원에서 많게는 300만원의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넓은 부지를 확보할 수 있어 농어촌 폐교를 선호하고 있다.
경남도가 농어촌 폐교에 기업유치 사업을 추진한 것은 지난 2000년. 지역주민의 소득증대 및 지역경제 활성화를 도모한다는 것이 주된 목적이었다.
하지만 시행초기 제조업 중심으로 임대되면서 지역민들의 우려 또한 적지 않았다. 제조업체로서는 저렴한 임대료로 군침이 당겼지만 지역특색을 무시한 폐교 임대는 해당지역에 오히려 역효과만 초래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