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원유가 심상치 않다

올 하반기 경제운용에 비상이 걸렸다. 국제 원유가가 배럴당 30달러를 돌파한 것이다. 유가는 지난 20일 뉴욕 상품거래소에서 9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WTI)가 전날보다 27센트(0.9%) 오른 30.11달러까지 치솟아 '1달러=30달러'시대 진입을 예고 했다. 유가가 배럴당 30달러를 넘어선 것은 지난해 5월 이후 18개월만에 처음이다. 한국은 물론 세계경제에 또 한차례의 '오일 쇼크'를 경고하면서 올 하반기 지구촌 경제전망을 더욱 어둡게 하고 있다. 유가가 최근 들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는 것은 미국의 이라크 공격 가능성이 가시화 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국제 석유시장에서는 연말 이전 미국의 이라크 공격설을 기정사실로 받아 들이고 있는 분위기다. 세계 산유량의 40%와 매장량의 75% 이상을 차지하는 석유수출국(OPEC) 회원국인 이라크에 대한 공격이 원유공급 중단 사태로까지 이어 질 수 있다는 우려가 팽배해 가고 있다. 특히 이라크가 미국에 대응, 다른 중동 국가의 공격에 나선다면 유가는 자칫 60달러선까지 폭등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우려되고 있다. 끔찍한 시나리오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기준 연간 8억6,000만 배럴의 원유를 수입했다. 정부는 금년초 경제운용 계획을 짤 당시 원유가의 평균가격을 배럴당 21~25달러로 책정했다. 따라서 지금까지는 순항을 한 셈이지만 25달러를 넘어서 배럴당 1달러가 오를 경우 7억5,000만달러의 무역수지 적자요인이 생긴다. 경제성장율은 0.1%포인트 하락하며 소비자 물가에는 0.15% 포인트의 상승요인이 발생한다. '1배럴=30달러' 시대가 지속될 경우 회복 국면에 들어선 한국경제는 치명타를 입게 된다. 또 다시 외환위기와 같은 사태가 재연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그렇지 않아도 올 하반기에는 공공요금이 줄줄이 오른다. 시내버스를 비롯, 지하철ㆍ국철 요금이 인상을 대기중이며 상수도 요금도 들먹이고 있다. 유가가 30달러선을 넘어 설 때에는 인상폭도 당초 10~15%선 보다 높아 질 수 밖에 없다. 일반 공산품값의 뜀박질도 뒤따를 것이다. 올 물가 억제선인 3%대 유지는 물 건너 간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물가가 오르면 금리도 덩달아 오른다. 저금리 속에 모처럼 회복돼 가는 경기가 위협 받을 게 분명하다. 우리는 경제를 수출에 의존하고 있는 나라다. 유가의 상승에 신경을 곤두 세우고 있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이럴 때 일수록 불요불급한 수입을 줄이고 민간부문에서는 호화사치성 소비를 자제할 필요가 있다. 정부도 오일 쇼크에 대한 대책을 미리 강구, 미국의 'D데이'에 대비해야 한다. document.write(ad_script1); ▲Top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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