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과 프랑스가 유럽연합(EU) 분담금 환급금을 둘러싸고 첨예한 대립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이번 주말 열리는 EU 정상회담에서 중장기(2007~2013년) 예산안 합의에 실패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영국의 토니 블레어 총리는 14일(현지시간)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과 회담을 가진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EU의 예산안에 대한 이견이 너무 커 해소하기 어려울 것 같다”고 밝혔다.
이날 회견에서 블레어 총리는 “시라크 대통령과의 회동은 매우 유익했지만 심각한 이견차가 있었다”며 “나는 이러한 차이점을 극복하기 어려운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해 EU 정상회담에서 예산안에 대한 합의를 이루지 못할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하지만 그는 “대화는 계속할 것”이라고 여운을 남겼다.
그는 또 “EU 예산의 40%를 차지하는 농업 보조금 정책에 대한 재검토가 있어야 환급금 폐지 문제를 거론할 수 있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에 반해 시라크 대통령은 이날 회담에서 “프랑스는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합리적이고 공평한 합의를 원한다”며 “프랑스만의 양보는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고 제폼 보나퐁 엘리제궁 대변인이 전했다. 영국이 환급금 폐지에 동의해야 농업보조금 문제를 재론할 수 있다는 것.